각종 축산식품 가운데 국내에서 식중독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원인균은 살모넬라균, 식품은 계란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윤기선 교수팀은 질병관리본부에서 실시한 식중독 사고 관련 역학조사 자료(2013년)를 근거로 축산식품별ㆍ원인균(菌)별 식중독 발생 건수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식중독 세균과 주요 축산식품 및 가공품 조합에 대한 위해순위 결정)는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논문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간 국내 축산식품에서 식중독 발생(모두 70건)과 가장 자주 연루된 원인균은 살모넬라균(菌). 살모넬라균에 의한 식중독은 5년간 모두 23건이 발생했다.
이어 O-157 등 병원성 대장균(15건)ㆍ캠필로박터균(13건)ㆍ클로스트리듐 퍼프린젠스균(6건)ㆍ황색 포도상구균(4건)ㆍ노로 바이러스(4건)ㆍ이질균(2건)ㆍ바실러스 세레우스균(2건)ㆍ장염비브리오균(1건) 순으로 조사됐다.
살모넬라균 식중독을 일으킨 원인 식품으로는 계란이 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중엔 김밥ㆍ샐러드ㆍ미트볼 등에 든 계란이 포함됐다.
윤 교수팀은 논문에서 "축산식품에서 살모넬라 식중독이 가장 흔하고 계란이 주된 원인 식품이 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식중독의 경향과 비슷하다"며 "UN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02년 유럽에서 발생하는 전체 식중독의 77.1%가 살모넬라균에 의한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고 기술했다.
국내에서 병원성 대장균 식중독의 원인이 된 축산 식품은 짜장면(분쇄육)ㆍ족발ㆍ소고기ㆍ육회ㆍ햄버거(치킨패티)ㆍ육회ㆍ참치김밥(계란) 등으로 다양하게 조사됐다.
캠필로박터균에 의한 식중독의 주 원인 식품은 치킨ㆍ치킨수프ㆍ닭육회ㆍ닭가슴살 등 대부분 닭고기로 나타났다.
윤 교수팀은 논문에서 "캠필로박터균에 의한 식중독은 (사람과 동물이 함께 걸리는) 인수(人獸)공통감염병"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공중보건 이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미국 FDA(식품의약국)와 EFSA(유럽연합 식품안전청)는 캠필로박터균 식중독이 미국ㆍ유럽에서 위장염 발생의 최다(最多) 원인이며 해마다 발생률이 증가 추세라고 발표한 바 있다.
또 국내 전체 식품에서 수년 째 식중독 원인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노로 바이러스가 축산 식품에선 황색 포도상구균과 함께 식중독 원인균 중 공동 5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노로 바이러스 식중독은 덜 익힌 돼지고기와 우유 등을 섭취한 뒤 발생했다.
장염 비브리오균은 흔히 생선회 등 해산물을 통해 감염되는 식중독 원인균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축산식품(계란이 든 김밥)을 먹은 사람이 장염 비브리오 식중독에 걸린 사례가 1건 있었다.
한편 윤 교수팀은 학계ㆍ연구계ㆍ관계의 축산식품 안전 전문가 19명에게 국내에서 식품안전 관리가 우선적으로 요구된다고 생각되는 식중독 원인균ㆍ축산식품의 조합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조사 결과 최우선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 캠필로박터균ㆍ닭고기가 꼽혔다. 캠필로박터균에 오염된 닭고기가 시중에 유통되지 않도록 안전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음으로는 살모넬라균과 계란ㆍ계란가공식품, 사카자키균과 조제분유, 병원성 대장균과 햄버거 패티 등 분쇄가공육, 병원성 대장균과 식육(食肉) 순이었다.
식육ㆍ소시지ㆍ햄의 경우 클로스트리듐 퍼프린젠스균ㆍ리스테리아균ㆍ황색 포도상구균 등 세 가지 식중독 원인균에 오염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헬스팀 임한희 기자 newyork29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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