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 추적 검사·생활습관 개선으로 재발 막아야
유방암은 암이 다른 기관으로 거의 전이되지 않은 0∼2기에 조기 발견하면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아 제거할 수 있다. 이 시기 발병 환자의 5년 내 생존율은 92∼98%에 이른다. 하지만 항상 재발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1,2기의 경우 재발률이 15∼30%이며 3기 이상에서는 60% 이상으로 나타난다. 특히 수술 후 2∼3년 동안 재발 위험성이 제일 높다. 실제 환자의 70.9%가 수술 후 3년 내 재발하며, 92%는 수술 후 5년 내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유방암은 수술 후에도 고혈압, 당뇨와 같이 만성질환처럼 여기고 평생 관리하는 것이 좋다.
이대목동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장 문병인 교수(왼쪽 두 번째)와 유방암 환자들이 원예치료를 위해 병원 인근에 마련된 희망텃밭을 가꾸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제공 |
특히 수술 전 병기가 높았거나, 치밀 유방, 젊은 유방일수록 철저한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 한국유방암학회에서는 재발 방지를 위해 수술 후 첫 3년간은 3개월마다, 이후 2년간은 6개월마다, 이후에는 1년에 1회 정기 추적 검사를 권고한다.
재발에 대한 두려움으로 의학적 검증이 안 된 방법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경제적인 부담뿐 아니라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균형 잡힌 식사와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게 좋다. 일주일에 4시간 이상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유방암 재발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원예·미술치료 등으로 우울증 개선
유방암은 치료 후 다른 암보다 삶의 질이 많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젊은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은 데다 재발 방지를 위해 대부분의 유방암 환자가 여성호르몬 억제 치료를 하기 때문이다.
유방 절제뿐 아니라 재발 및 전이에 대한 두려움이 일반적으로 나타난다. 또 유방암 환자의 52%는 폐경 전 여성인데, 이들에게 여성호르몬 억제 치료를 하면 조기 폐경 증상이 생기는 등 다른 암 치료에서 생기지 않는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도 있다. 갑작스러운 신체 변화로 겪는 우울감이 커 실제 유방암 생존자들은 약 25%가 중증도 이상의 우울 장애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유방암 환자들은 치료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외부 활동을 적극 시도하며 자연스럽게 사회에 복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각 병원의 유방암센터는 자체적으로 미술치료, 연극치료, 노래교실, 원예교실 등 다양한 예술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환우들의 정서적 치유를 돕고 있다.
특히 암 치료와 폐경기를 동시에 겪는 40∼50대 유방암 환자는 신체 기능 약화와 함께 심각한 불안·초조·불면증·우울증에 시달린다. 이들은 원예 활동으로 작물을 키우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키우고, 삶의 열정을 되찾는 데 도움을 받는다. 원예 활동은 수술과 항암 치료를 받으며 약해진 체력을 자연스럽게 증진시킬 수 있다. 환자들끼리 주기적으로 만나 질환 정보를 교환하고 고충을 토로하는 등 심리적 위안 역시 얻을 수 있어 환자의 정서 안정에도 좋다. 최근 이화여자대학교 여성암병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원예 요법에 참여한 유방암 환자의 우울 점수는 약 10%나 감소해 그렇지 않은 그룹(2%)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목동병원 문병인 유방암·갑상선암센터장은 “항암 치료와 수술만으로는 암을 완벽히 이겨내는 데 한계가 있으며 유방암의 완치는 환자 스스로의 긍정적인 생각과 심리적 안정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원예 활동이나 미술치료, 노래교실과 같은 정서 함양 프로그램은 우울감을 개선해, 환자의 긍정적인 정서 형성을 도와 자연스럽게 면역 기능을 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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