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인사쇄신… ‘오너家’ 구본준 신사업 직접 챙긴다

사장이상 승진 8명… 시장 선도형 발탁
전자 본부장에 전권… 대표이사 겸해
홍순국전무→사장 2단계 뛰어올라
U+ 이상철 사의… 권영수CEO체제로

LG가 사장 이상 승진자만 8명을 발탁하는 등 대폭적인 혁신인사를 단행했다. 어려운 경영환경을 과감하게 돌파해 성장과 시장선도를 이끈 인사를 대거 발탁했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더불어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지주회사인 ㈜LG로 옮기는 등 계열사 간 최고경영진 인사이동을 통해 쇄신바람을 불어넣었다.

26일 LG그룹에 따르면 이날 LG전자, LG이노텍, LG화학, LG생활건강, ㈜LG, LG디스플레이, LG하우시스 등 주요 계열사 7곳이 이사회를 열어 임원인사를 확정했다. 

먼저 LG전자에서는 구본준 부회장이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으로 이동해 자동차 부품을 비롯한 소재·부품과 에너지 등 그룹의 미래 성장사업과 신성장동력 발굴, 관련 사업의 고도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성과주의에 따른 발탁승진도 발탁인사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2012년 취임 후 올해 3분기까지 9인치 이상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시장에서 6년 연속 세계 1위를 확고히 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LG전자에서는 홍순국 생산기술원장이 전무에서 사장으로 두 단계 파격 승진해 신설된 소재·생산기술원장을 맡는다. 홍 사장은 신성장 사업인 에너지와 자동차 부품의 장비기술 개발로 수주 확대에 기여했다. 

이상봉 LG전자 부사장은 태양광 사업의 성과 개선, 기업간(B2B) 사업 강화 등의 실적을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해 B2B부문장 겸 에너지사업센터장을 맡는다. LG화학에서는 손옥동 기초소재사업본부장(부사장)이 석유화학·소재에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을 2배로 증가시킨 실적에 힘입어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명환 배터리 연구소장(부사장)도 전기자동차용 및 전력저장 전지시장을 선도한 성과로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밖에 LG생활건강의 정호영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LG화학 CFO 사장으로, 이동열 서브원 부사장이 MRO사업담당 사장으로, 백상엽 ㈜LG 사업개발팀 부사장이 시너지팀 사장으로 각각 영전했다. 

그룹 최초 여성 부사장도 탄생했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전무는 생활용품시장 1등 지위를 확고히 한 성과를 인정받아 3년 만에 부사장에 올랐다. 안정 LG전자 부장과 문진희 LG생활건강 부장은 각각 상무로 승진해 그룹 내 여성임원은 15명으로 늘었다.

LG 관계자는 “이번 2016년 임원인사에서는 능력과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해 시장 선도의 성과를 내고 중책을 맡은 경영자를 과감하게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박종석 LG전자 최고기술자문(CTA) 사장이 LG이노텍 사장으로, 이웅범 LG이노텍 사장이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 후임으로 각각 이동했다.

권영수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해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로 옮길 전망이다. 이동통신업계 최장수 CEO인 이상철 부회장이 일신상 이유로 물러나면서 권 사장이 27일 열리는 LG유플러스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권 사장은 LG화학에서 자동차 배터리 사업을 맡아 굵직굵직한 수주를 따냈다.

황계식·김유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