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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삼계탕 아닌 金계탕" 불황에도 외식비 급등…왜?

입력 : 2016-02-09 05:00:00 수정 : 2016-02-09 10: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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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장인 김모(34)씨는 최근 서울 종각의 한 음식점을 찾았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한그릇에 1만원이던 삼계탕 가격이 1만1000원으로 10% 올랐다. 김씨는 "혼자 살다보니 점심은 물론 저녁까지 밖에서 먹고 귀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외식값이 급등해 사먹기 겁난다"며 "불황인데 생필품과 식음료 물가는 계속 치솟는다"고 토로했다.

#2. 주부 박모(46)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반찬은 뭘 하지'라는 고민에 빠진다. 가족들과 함께 스테이크나 회정식 등 외식을 하고 싶지만, 치솟은 물가 때문에 주로 집에서 밥을 해먹는다. 박씨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0%대로 사상 최저치라는데, 이는 도대체 어느 나라 얘긴지 모르겠다"며 "외식을 하려고 음식점에 가 메뉴판의 가격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0%대로 사상 최저치임에도 외식비가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보통 외식비는 경기가 좋을 때 상승폭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경기 부진 속에도 외식비가 상승한 이유로 축산물 가격과 인건비 증가 등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인플레이션보고서에서 최근 외식비가 상승한 원인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통계청이 조사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대로 낮지만 외식비는 2.3% 올랐다. 외식비 상승 폭은 2014년보다 훨씬 더 컸다.

◆연이은 경기 부진…외식비 상승, 축산물 가격·인건비 증가 때문

외식비는 전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9%이다. 한은은 최근 외식비가 상승한 배경으로 수요측면 외 재료비·인건비·임대료 등 비용 측면에서 변동 요인을 점검했다.

외식비 품목별로 원재료 가격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최근 축산물 가격 상승이 외식비에 영향을 끼쳤다. 축산물가격(생산자물가)은 지난해 3.4% 올라 최근 5년 평균 상승률을 상회했다.

이는 지난해 갈비탕 가격이 4.2% 오르고 △삼겹살(3.1%) △설렁탕(3.0%) △돼지갈비(2.6%) △불고기(2.0%) 등의 가격 상승폭이 큰 것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인건비도 외식비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용노동부의 고용노동통계를 이용, 음식업의 1인당 임금과 외식비를 비교한 결과 두 지표가 유사했다. 지난해 음식업의 1인당 임금 상승률은 2.3%로, 2014년보다 크게 높아졌다.

◆임대료, 외식비 상승에 큰 영향 끼치지 않아

임대료는 지난해 외식비 상승에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 생산자물가 중 비주거용 건물임대료 통계와 외식비는 대체로 비슷하게 움직였지만, 지난해 임대료 상승률은 1%를 밑돌면서 그 폭이 축소됐다.

다만 음식점이 밀집한 서울 종각역·합정역·건대입구역 등 일부 지역에서는 임대료가 크게 올라 외식비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외식비에 영향을 미쳤던 요인들을 고려하면, 외식비는 당분간 오름세 보일 것"이라며 "소주 출고가격 인상이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소주 가격에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경우 외식비 상승폭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발생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심리가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하반기 정부의 소비활성화 대책 등으로 올해 사용할 자금을 미리 당겨 써 소비절벽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한은이 발표한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으로 지난해 12월보다 2p 떨어졌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 직후인 7월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지난해 소비자활성화 대책 때 올해 쓸 돈 미리 사용?

지난해 5월 105까지 올랐던 소비자심리지수는 메르스가 기승을 부린 6월에 98로 급락했다가 반등하기 시작해 11월 105를 회복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102로 떨어진 데 이어 2개월째 하락세였다.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선(2003∼2015년 장기평균치)인 100을 웃돌면,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가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의 6개월 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향후 경기전망 지수는 지난해 12월보다 6p 떨어진 78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1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취업기회전망 지수는 지난해 12월 84에서 1월 77로 7p 하락, 2009년 3월 이후 6년 10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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