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도전정신 사라졌나… 대기업 신사업 '과감한 베팅' 기피

입력 : 2016-02-28 19:45:42 수정 : 2016-02-28 20:38:4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글로벌기업 적극 M&A와 대조
#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은 지난해 8월 85세 생일을 며칠 앞두고 항공부품을 공급하는 고강도 정밀금속 부품업체 프리시전 캐스트파트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무려 323억달러(약 38조원). 2010년 미국 철도회사 벌링턴노던샌타페이 인수(265억달러)를 넘어선 버크셔 역대 최대 인수가였다. 세계 항공기업계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 노익장에 세계는 놀랐다.

# 독일 자동차업체인 BMW와 다임러, 아우디 3개사는 지난해 노키아의 지도 서비스 ‘히어’(Here)를 공동인수했다.


인수금액은 총 28억유로(약 3조8163억원). 히어는 휴대전화 사업을 팔고 네트워크 업체로 탈바꿈한 노키아가 구글맵과 경쟁하려고 2013년 첫선을 보인 지도 서비스다. 향후 자동차 시장의 대세가 자율주행 차량이라는 점을 간파한 독일 업체들의 승부수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은 항공우주와 첨단 자동차와 같은 신산업 인수·합병(M&A)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한국 대기업들은 ‘강 건너 불 구경’하듯 대형 M&A를 기피하는 빛이 역력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8일 발표한 ‘2015년도 기업결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기업결합 건수는 669건으로 전년(571건)보다 17.2% 늘었다. 기업결합 금액은 381조9000억원으로 81.6% 급증했다. 그러나 대기업 소속 계열사의 기업결합은 2014년 230건에서 지난해 150건으로 35% 감소했다. 기업결합 금액도 31조4000억원에서 26조7000억원으로 15% 줄었다. 특히 실질적 M&A로 볼 수 있는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93건으로, 전년(160건)보다 42% 줄었다.

비계열사 기업결합도 신산업 진출보다는 기존 사업과 연관된 사업을 인수하기 위한 차원에 그쳤다. 한화그룹의 삼성그룹 석유화학사업 인수, 세아베스틸의 포스코특수강 인수, 롯데쇼핑의 대우인터내셔널(대우백화점 마산점·부산센트럴점) 영업양수 등이 그 사례다.

다른 업종을 영위하는 회사와의 M&A(100건→47건)가 53% 감소한 가운데 같은 업종이나 인접 업종 간 M&A(60건→46%) 감소 폭은 23%로 더 낮았다.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현대제철의 현대하이스코 합병 등 M&A 금액이 1조원을 넘어가는 대형 기업결합은 주로 대기업의 내부 구조조정을 위한 것이었다.

지난해 기업결합의 양적 증가는 외국 기업이 주도했다. 외국 기업이 국내 또는 외국 기업을 인수해 일어난 기업결합 금액은 325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9.2% 늘었다. 전체 기업결합 금액의 85.3%를 차지한다. 싱가포르 반도체 기업 아바고(Avago)가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Broadcom)을 인수하고, 다국적 제약사 바이엘이 독일 화학업체인 머크를 사들인 게 대표적 사례다. 공정위는 이처럼 국내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외국 기업 간 M&A도 결합통계에 포함하고 있다.

반면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직접 인수한 건수는 전년보다 27.3% 줄었고 결합금액도 60.8% 감소했다. 다만 중국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중국 기업의 국내 기업 인수는 2013년 2건(400억원)에서 2014년 4건(6000억원), 2015년 10건(1조6000억원)으로 급증세다. 지난해 국내 기업 인수기업을 국적별로 보면 중국(10건), EU(7건), 미국(6건)순으로 중국이 처음으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선중규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국내 제조기업의 보유 기술을 확보하거나 자국 내 영향이 커지고 있는 국내 방송 콘텐츠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중국 기업들이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조여정, 순백 드레스 자태…과감한 어깨라인
  • 조여정, 순백 드레스 자태…과감한 어깨라인
  • 전혜빈 '매력적인 미소'
  • 혜리 '겨울 여신 등장'
  • 권은비 '매력적인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