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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유출·가계부채 놓고 한은 금통위원들 의견 맞서

입력 : 2016-03-02 16:56:19 수정 : 2016-03-02 16: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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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하성근 위원 "악화 가능성 제한적"
금통위원들 "일본 마이너스 금리 역효과"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할 때 자본 유출, 가계 부채 문제 등을 놓고 금통위원간 의견이 맞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일 공개한 금통위(2월16일) 의사록에 따르면 하성근 위원은 "향후 글로벌 금융경색 정도에 따라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출세가 큰 쏠림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경제의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 추세, 상당한 수준으로 축적된 외환보유액 규모, 최근 외채감소 추이, 그리고 주요국의 경쟁적 통화완화 정책의 확대 흐름 등을 감안하면 그런 가능성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가계 부채에 대해선 "올해 2월부터 가계 대출에 대한 금융감독 당국의 관리 강화 등으로 증가 속도가 상당 수준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우리나라의 수출 하락세와 내수 개선세 약화,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기대 약화 등을 언급하고 "추가 금융완화는 점차 악화되는 경제 심리와 수출 등 실물부문의 개선, 그리고 저물가 고착화의 억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하 위원은 금통위원 7명 가운데 유일하게 기준금리를 0.25%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위원은 금융위원회 추천 몫으로 금통위에 합류했고 작년 4∼5월에도 당시 1.75%인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다른 금통위원들은 대부분 하 위원과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A위원은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남북관계 경색 등의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외국인 채권 자금이 유출되는 데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B위원은 "현 여건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은 경기부양의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가계 및 기업 부채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과 구조조정을 지연시킬 수 있고 자본유출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위원도 "최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증권자금의 민감도와 유출 압력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 규모가 큰 고소득, 고자산 차주와 자영업자 가구 등을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며 "가계 부채의 추이와 은행 시스템 건전성에 지속적인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 관련부서는 "금리 수준이 낮아지면 내외 금리차 축소 등의 영향으로 자본 유출의 압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를 보면 올해 1월 외국인의 국내 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 자금은 45억3천만 달러 줄면서 작년 6월부터 8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8개월 동안 유출된 외국인의 증권투자 규모는 233억8천700만 달러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28조원이나 된다.

작년 말 가계부채를 보여주는 통계인 가계신용 잔액은 1천207조원으로 1년 사이 무려 121조7천억원(11.2%) 불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16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소수의견을 낸 하 위원의 이름을 공개했다.

소수의견을 낸 위원의 실명이 금통위 당일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한편 지난달 금통위에서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잇따라 나왔다.

한 위원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환율 경로가 안전자산 선호 확대 등의 영향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금리 경로를 통한 금융기관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주가만 하락하는 결과를 빚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도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경제에 대한 우려의 확산으로 나타나 정책 의도와 다른 역효과를 낳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금통위원들은 연초부터 급감한 수출 실적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한 금통위원은 "1월 수출이 금액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5% 감소한 것은 물론 물량기준으로도 줄어들었다"며 "그간 수출금액이 감소세를 지속한 데 이어 수출물량도 작년 12월 이후 감소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 부진이 장기화해 일정 수준을 넘어서게 될 경우 생산이나 고용부문을 통해 내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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