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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 염원 안고… ‘2평주의자’ 하늘길로

입력 : 2016-03-02 20:49:21 수정 : 2016-03-02 22: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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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승 전 대표 영결식 엄수 “구순을 넘겼으니 무슨 소원이 있겠나. 하지만 욕심이 두 가지 있네.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릴 테니 꼭 가봐야겠고, 더 큰 욕심이 있다면 통일이 돼 평양에서 냉면 한 그릇 먹어봐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나는 평창, 평양 ‘2평주의자’가 됐네.”

2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진행된 이철승 전 신민당 대표의 영결식에서 헌정회 신경식 회장은 조사를 낭독하던 중 고인과의 대화 한 토막를 소개했다. 타협과 통합의 가치를 위해 일생을 바치고 남북통일을 바랐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한 고인의 생전 회한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신 회장은 “후학들이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날 대표님 영전에 평창 황태국밥을, 남북통일이 이뤄지는 날 평양냉면을 올리겠다”며 조사를 마무리했다.

오전 10시 장례식장을 떠난 운구 행렬은 장지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으로 향하기 전 여의도에 들렀다. 고인이 평생 몸담은 한국 정치의 한복판, 국회와 헌정회를 찾기 위해서였다. 이 전 대표는 1954년 3대부터 12대까지 7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헌정회 회장(2007∼2009년)과 원로회의 의장(2015년)을 맡기도 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오른쪽)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이철승 전 신민당 대표의 노제에 참석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남정탁 기자
국회에서 운구 행렬을 맞이한 정의화 국회의장은 한국 야당사 ‘거두’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한편 이 전 대표의 부인 김창희씨와 아들 이동우 전 호남대 교수, 딸 이양희 유엔 미얀마인권보호관 등 유족을 위로했다. 국회를 돈 운구 행렬은 오전 11시30분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우국지정(나랏일을 근심하는 마음)’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이 전 대표는 유족과 추모객의 헌화, 분향, 허토 의식 등을 거쳐 의장대의 조총 발사를 끝으로 국가유공자 3묘역에서 영면에 들었다.

이 전 대표는 광복 이후 반탁·반공운동을 이끌며 정부 수립에 이바지한 공적을 인정받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국가보훈처는 이를 근거로 이 전 대표를 국가사회 발전 특별공로자로 선정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7일 향년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장례식은 고인의 유지에 따라 가족장으로 엄수됐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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