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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인구동향조사 믿을 수 있나…응답률·정확성↓

입력 : 2016-03-04 09:33:36 수정 : 2016-03-04 09: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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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실시하는 인구동향조사에서 홍보 부족, 교육 및 현지점검 미흡, 각종 민원 발생 등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는 신고자의 신고내용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조사 특성상 정확성마저 의심스럽게 하고 있다.

인구동향조사는 통계법 제17조와 제18조에 따라 승인받는 지정통계(제10103호)다. 출생·사망·혼인·이혼 등 인구동향이 발생할 때 신고인이 주민센터나 시·구청에 제출하는 신고서를 기초로 작성한다.

인구동향조사와 가족관계신고는 조사대상이 일치해 1970년부터 서식을 통합, 실시하고 있다. 신고서의 통계조사항목(학력·직업·결혼생활 기간)은 저출산 현황 파악과 출산 정책 수립 등을 위해 쓰인다.

◇홍보 리플릿 기관당 달랑 '1개'…있으나 마나

한국통계진흥원의 '인구동향조사 2015년 정기통계품질진단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인구동향조사 시 신고자가 응답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민감한 개인정보(학력·이혼사유·사망 의도성 여부 등)를 다수 포함하고,, 출생·혼인신고와 달리 사망·이혼신고 시 신고자의 감정상태가 평온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더불어 신고자는 적지 않은 신고 항목에 피로감을 느낄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의 부가적인 요구라는 판단에서 불응하기도 한다. 예컨대 경제활동인구조사 불응률은 2011년 5.9%에서 2014년 8.2%로 많이 증가했다.

보고서는 "직업, 교육 정도, 이혼 사유 등 응답 기피 항목에 대한 정확성 제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면서도 "매우 개인적인 항목이므로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별도의 방법 마련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혼인 및 이혼신고는 개인의 신고 내용에만 의존하다 보니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로 보여진다"며 "이에 대한 자료는 활용하기 어렵다"고 적시했다.

결국 현시점에서는 신고자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한 셈이다. 이를 위해선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통계임을 신고자가 인식할 수 있도록 활발한 홍보가 뒷받침돼야 한다.

통계청은 2014년부터 신고자용 인구동향조사 홍보 리플릿을 지방자치단체 4000여 곳에 배치하고 있다. 하지만 기관당 1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반면 주민센터 등에 배치된, 다른 홍보 리플릿은 지자체 업무와 관련된 리플릿이 아닌 경우도 양이 충분해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보고서는 이같은 상황을 "홍보 리플릿은 있으나 제대로 된 홍보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인"이라고 꼬집었다.

◇신고서 허위 작성 유도…신뢰도 '뚝'

인구동향조사는 통계청에서 조사 사무를 지자체에 위임함에 따라 신고서를 접수하는 담당 공무원이 '통계종사자'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통계청은 조사원을 배치하지 않는다.

신고자는 통계법 제26조 제2항에 따라 인구동향조사에 응답할 의무가 있다. 담당 공무원은 응답을 거부하는 신고자에게 통계법 제41조 3항 3호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그런데도 신고자가 응답을 거부한다면 담당 공무원은 신고자가 작성한 상태로만 접수해야 한다. 신고서를 신고자가 아닌 담당 공무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의로 작성할 때는 고의적 조작과 조사표 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이 신고자의 허위 작성을 요구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경기 김포시의 한 읍사무소에서 혼인과 출생 신고를 동시에 진행한 손모(28·여)씨는 인구동향조사 신고서를 적어냈다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수정 요청을 받았다.

손씨는 "실제 결혼 기간을 3개월로 작성했더니 담당 공무원이 잉태 기간을 고려해 결혼 기간을 최소 8개월에서 10개월로 수정하라고 했다"며 "국가 통계조사가 이렇게 허술하게 진행된다는 걸 알고 나니 통계발표 자체를 믿을 수 없게 됐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해당 공무원은 "실제 결혼생활이 잉태 기간보다 짧으면 통계청으로부터 재검사 요청이나 보정 명령이 내려온다"며 "통계청에 해당 문항을 미상으로 넘길 수 없어 조사에 응하도록 설득한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 같은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지자체 담당자가 잘못 안내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인구동향 조사요령을 잘 숙지하고 있는지 매년 교육한다"며 "시·도별 집합교육을 연 1회, 사이버 교육을 연 9회 운영하고, 시스템에 교육자료를 올려 상시수강할 수 있게 한다. 인수·인계 시 인계자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읍·면·동 또는 시·군·구를 방문해 신고서 내용에 관한 현지 확인점검을 매년 1회 실시한다"면서도 "다만, 통계청 직원 수가 한정적이다 보니 모든 지자체를 점검하진 않는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출생신고 기간 30일? 31일?…혼란 가중

제반 신고규정에 따르면, 출생신고를 법적으로 1개월 이내 하게 돼 있다. 여기서 1개월은 30일이다.

그러나 기한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아 일부 신고인은 이를 31일로 보기도 한다. 결국 본의 아니게 지연신고가 발생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가족관계등록에 관한 법률에도 출생신고 기한이 1개월로 제시돼 상당한 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있었다.

그러자 대법원은 지난해 1월 대법원가족관계등록예규 제411호로서 제1조에 신고의 기간에 관한 사무처리지침을 제정하고 '1개월의 신고 기간을 역(曆)에 따라 계산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통계청은 여전히 이 부분을 반영하지 않은 채 인구동향조사규칙을 운용하고 있다.

통계청은 "가족관계등록법 수정은 대법원 관장사항인데 아직 수정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대법원 의지에 달려 있을 뿐 작성기관 수준에서는 이에 관련된 수정 및 보완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에 관해 보고서는 "이미 상위규정이 제정된 상태이므로 인구동향조사규칙도 이에 맞게 조속한 시일 내에 개정해 인구동향조사신고업무가 일관성 있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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