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센터 불법 증·개축 사실 드러나
1층 빼고 스프링클러 정상 작동 확인 대형 화재로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 건물 꼭대기층 일부가 불법 증·개축된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거듭된 증·개축으로 내부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이용객들이 대피에 어려움을 겪어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화재 당시 건물 전체의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달리 대부분 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건물 소유주와 관리인을 체포했다.
다시는 못 볼 그리운 얼굴들…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부지불식간에 소중한 사람을 잃은 이들의 애통함과 그리움, 미안함만 남았다. 24일 충북 제천 화재 참사 희생자 29명의 넋을 기리기 위한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제천체육관 내 유가족 대기실 천막에 한 유가족이 고인과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붙이고 있다. 제천=연합뉴스 |
경찰은 건물주 이모(53)씨를 포함한 관련자들을 불러 건물 소방관리를 부실하게 하고 불법 증·개축된 건물을 방치해 이용객의 대피를 어렵게 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경찰은 이 가운데 혐의가 확인된 이씨와 건물 관리인 김모(50)씨에 대해 신청한 체포영장이 이날 밤 발부됨에 따라 이들을 유치장에 수감했다. 이씨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와 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김씨는 과실치사상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경찰은 소방 점검과 관련한 책임 규명을 위해 제천소방서와 소방시설관리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검토 중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화재전문감식관 등의 합동감식을 마쳤다”며 “최종 감식 결과는 앞으로 2주 후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또 소방 당국의 조사 결과 화재 발생 당시 건물 전 층의 총 356개 스프링클러 모두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감식반이 수차례 확인한 결과 1층을 제외한 각 층의 스프링클러가 터진 흔적이 있었고 원래 가득 차있던 스프링클러용 연료 역시 화재 후 4분의 1가량 줄어든 것에 비춰봤을 때 제대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앞서 스프링클러 누수 현상으로 1층만 알람 밸브를 잠근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제천=이창수·박현준·김을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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