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한 아버지 친딸 고준희(5)양 시신을 전북 군산의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29일 긴급체포된 고모씨(가운데)가 전주 덕진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
실종된 고준희(5)양의 시신이 29일 새벽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한 야산에서 발견돼 경찰 감식반원들이 옮기고 있다. |
고씨는 전날 밤 경찰에서 “지난 4월27일 오전 2시쯤 전주시 인후동 내연녀의 어머니에게 맡긴 딸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해 차량에 실어 야산에 묻었다”고 자백했다. 암매장한 이유에 대해서는 “생모와 진행 중인 이혼소송과 양육비 문제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사건 전날 병원 진료를 부탁하고자 전주에 사는 동거녀 이모(35)씨의 어머니 김모(61)씨에게 준희양을 맡겼다고 진술했다. 이어 야근을 마친 고씨는 옷가지를 챙겨다 주려고 다음날 오전 1시쯤 딸을 찾아가보니 준희양은 입에 토한 음식물을 잔뜩 묻힌 채 숨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들의 통신기록과 차량 이동행적 등을 조회해 고씨가 김씨와 함께 군산을 찾았고, 현장에서 휴대전화 전원을 동시에 끈 점을 수상히 여기고 집중 추궁해 자백을 받아냈다.
고씨 등은 지난 8일에서야 전주의 한 지구대를 찾아 “20여일 전 홀로 집에 있던 준희가 사라진 뒤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실종 신고했다.
경찰은 준희양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시신을 몰래 버린 혐의 등으로 고씨와 김씨를 긴급체포하고 내연녀 이씨의 신병을 확보해 사인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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