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새벽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체크의 경영진이 일본 도쿄(東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580억엔(약 5천648억원) 규모의 가상화폐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
올해 들어서는 아직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발생한 대규모 분실·도난·탈취 사태는 없으나, 작년에는 4월 야피존(현 유빗) 해킹, 6월 빗썸 개인정보 유출, 12월 유빗 해킹 등 사건이 잇따라 드러났다.
야피존은 작년 4월 전자지갑 해킹으로 비트코인 55억원어치(당시 시가 기준)를 도난당했으며, 유빗으로 이름을 바꾼 후인 12월에도 해킹을 당해 가상화폐 자산의 17%에 해당하는 손실이 났다고 주장하고 파산 절차를 밟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이 두 사건은 아직 경찰조사가 진행중이며, 해킹인지 다른 요인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국내 주요 거래소 중 하나인 빗썸(운영업체 비티씨코리아닷컴)은 작년 6월 개인정보 3만6천건이 유출되는 사고가 드러나 12월 방통위에서 과징금 4천350만원과 과태료 1천500만원이 부과됐다. 이 업체는 개인정보 파일을 암호화하지 않은 채 개인용 컴퓨터에 저장하고, 백신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보안 조치를 소홀히 했으며, 이 탓에 악성코드에 감염됐다.
이처럼 최근 국내에서도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해킹 의심 사건이 잇따르자 정부는 거래소의 보안 실태를 점검하고 앞으로 정보보호 수준을 계속 높이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다만 정보보안 분야의 특성상 사고를 100%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아예 존재할 수가 없고, 명백한 위험 요소를 줄여 나가는 정도 수준의 대응이 최선이다..
방통위·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관계 기관들은 지난해 10∼12월 국내 대형 가상화폐거래소 10곳의 보안실태를 점검했으며, 방통위는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24일 이 중 나무(업비트)·리플포유·씰렛(코인피아)·이야랩스·야피안(유빗)·코빗·코인원·코인플러그 등 8곳에 총 1억4천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8개 업체 중 리플포유와 야피안은 해킹 사고로 사이트가 폐쇄되고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국내에서 영업중인 가상화폐 거래소들 중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곳은 올해부터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의무대상자가 될 전망이다. 정보통신서비스 매출액(전년도 기준)이 100억원 이상이거나 하루 평균 이용자수(전년도말 기준 직전 3개월간)가 100만명 이상인 업체는 ISMS 인증 의무 대상이다.
정부 당국은 또 당분간 ISMS 인증 의무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공산이 큰 중소규모 거래소들에 대해 자율인증인 '개인정보관리체계'(PIMS) 인증과 '개인정보보호 인증마크'(ePRIVACY Mark)를 받도록 강력히 유도할 방침이다.
방통위는 29일 정부 세종컨벤션센터에서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함께 한 정부업무보고에서 주요 정책과제를 보고하면서 "가상통화 거래소, O2O사업자 등 신유형 서비스와 국내에 영향력 있는 글로벌 사업자의 개인정보 보호수준에 대한 실태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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