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을 살다보면 조용한 숲에서 ‘힐링’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최근 숲이 몸과 마음에 주는 긍정적 효과가 각광받으면서, 숲을 거닐며 배 속 아기와 교감할 수 있는 ‘숲 태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자치구들은 관내 임신부들을 위해 서울 시내에서 전문가와 함께 할 수 있는 무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4일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숲 태교는 숲의 경관·소리·향기, 피톤치드와 음이온 등 산림 환경요소를 활용해 임신부와 태아의 신체적·정서적 안정을 돕는 활동이다. 임신부의 면역력 향상, 혈압 감소 등 신체적 효과뿐만 아니라 스트레스와 우울감 개선, 태아에 대한 애착도 향상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봄 프로그램은 4월부터 지난 2일까지 6주간 진행됐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임신부는 “전문가와 함께하니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나무와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관련 설명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새로운 체험이었다”며 “마음이 평온해지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중구도 숲태교연구협회와 함께 오는 16일까지 매주 토요일 ‘숲 태교 교실’을 운영한다. 임신 16~32주의 예비부모들은 청계산에서 명상, 태아 명패만들기, 숲 오감체험, 부부마사지 및 요가, 숲속 음악회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구는 숲 태교가 임신부에게 미치는 신체·정서적 영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5회 연속 참여하는 임신부를 대상으로 뇌기능분석을 실시할 예정이다.
서울시 동부공원녹지사업소는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11월까지 ‘태교 숲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프로그램은 평일반(매주 화요일)과 주말반(매월 넷째주 토요일)으로 나뉘며, 16∼36주 임신부는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이밖에 금천구는 올해 시흥동 호암산에 ‘호암산 숲 태교장’을 만들었다. 숲 태교장에는 임신부가 걷기 좋은 숲길과 흔들그네 등이 갖춰져 있다. 구 관계자는 “숲 태교는 임신부의 스트레스를 해소해 산전·산후 우울증을 예방하고 태아 뇌 기능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며 “태아는 엄마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을 함께하기 때문에 정서적 안정을 위한 숲 태교는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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