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8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 늘었다. 특히 이자이익은 19조7000억원으로 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업의 순이익이 1.27% 증가한 것보다 큰 상승폭이다. 예대마진을 키운 것이 주 배경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이렇게 번 돈을 사회로 돌려주는 데는 인색했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 4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6월 말 기준 직원 수는 모두 5만9591명으로 1년 전(6만1754명)보다 2163명이나 줄었다. 우리은행 인원 감소폭이 743명으로 가장 컸고, 신한은행 574명, 국민은행 525명, 하나은행 321명 등이었다. 은행들이 신규 고용인원보다 더 큰 규모의 구조조정을 조용히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이 임직원에게 지원하는 자녀 등록금, 가족 의료 혜택도 상당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임직원 자녀의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교 등록금을 100% 지원하고, 유치원 학자금도 준다.
또 임직원 본인과 가족의 병원 치료비 실비를 지원한다. 국민은행은 임직원 자녀의 중·고·대학교 등록금을 지원하고, 가족 병원비가 30만원을 넘으면 초과금액을 연간 1400만원 내에서 내준다.
신한은행은 매년 한 차례 피복·제화비 100만원을 주고, 근로자의 날과 4월 마지막 영업일에는 20만원씩 지급한다. 우리은행은 무주택 임직원 일부에 임차 사택을 대여해주기도 한다.
김용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은행의 이익은 가계와 기업의 이익을 이전시킨 것에 불과하다”며 “이렇게 번 돈으로 은행원들에게 과도한 연봉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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