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는 2010년대 들어 대표 겨울스포츠로 자리 잡았고,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젊은 스타도 탄생했다. 다만, 최고의 자리만큼은 예외였다. 최고 선수이자 스타를 뽑는 MVP는 이효희, 문성민, 신영석 등 30대 스타들의 차지였다. 그러나 젊은 기운은 끊임없이 V리그를 덮쳐왔고 결국 완전히 먹어치웠다. 20대 초반의 이재영(23)과 정지석(24)이 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8∼19시즌 V리그 시상식에서 나란히 MVP로 등극한 것. V리그 인기와 함께 시작된 새 시대가 비로소 완성된 셈이다.
이날 시상식에서 이재영은 29인의 투표인단 모두에게 표를 얻으며 만장일치 MVP에 올랐다. 그는 2년 전인 2016~17시즌에도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차지해 V리그의 새 시대를 예고한 바 있다. 올 시즌은 479득점으로 득점 6위에 올랐던 2년 전보다 훨씬 발전한 모습으로 나타나 리그 2위인 624득점을 쓸어담으며 국내선수뿐 아니라 외국인 선수와의 대결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공격뿐 아니라 수비 능력까지 보여주며 팀을 또 한번 정규리그 1위로 이끌었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맹활약하며 승리해 챔프전 MVP를 따냈다. 이런 빛나는 성과에 리그 MVP에까지 등극하며 이재영은 마침내 진정한 ‘V리그의 여왕’으로 올라섰다. 그는 수상 뒤 “은퇴할 때까지 발전해나가는,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발표된 남자부에서는 정지석이 29표 중 23표를 얻어 5표에 그친 팀 동료인 한선수(34)를 제치고 MVP의 영예를 안았다. 2013 드래프트에서 당시로써는 드물게 고졸로 지명돼 대한항공에 입단한 뒤 꾸준히 성장해 에이스 자리에 오른 정지석은 올 시즌 마침내 자신의 진가를 폭발시켰다. 득점 부문에서 9위(548점)에 올랐을 뿐 아니라 공격 성공률 3위(55.28%), 서브 6위(세트당 평균 0.37개), 디그와 리시브를 합한 수비 종합에서 2위(세트당 평균 5.12개) 등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만능 플레이어로서의 면모를 자랑했다. 이런 정지석이 팀을 지탱한 대한항공은 쉽게 지지 않는 끈끈한 팀플레이를 펼치며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다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현대캐피탈의 벽에 막혀 통합우승에는 실패했다. 이런 그는 MVP를 수상한 뒤 “내년에는 올 시즌에 이루지 못했던 통합우승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며 목표를 분명히 했다.
한편, 신인상은 현대건설 센터 정지윤(18)과 우리카드 레프트 황경민(23)에게 돌아갔다. 정지윤은 14표를 획득해 흥국생명 센터 이주아(19·13표)를 단 1표 차로 제치고 영광을 차지했다. 황경민은 26표를 얻어 3표에 그친 현대캐피탈 세터 이원중(24)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생애 한번뿐인 최고 신인 자리에 올라섰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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