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의 피의자인 고유정(36)에 대한 수사가 그의 의붓아들(4) 질식 사망 사건으로 확대 되고 있다. 고유정은 의붓아들 장례식장에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를 맡은 청주 상당경찰서는 조만간 제주에서 고유정을 직접 조사할 예정이다.
고유정의 의붓아들인 A군은 제주 친가에서 지내다가 숨지기 이틀 전인 지난 2월28일 청주로 왔다. 고유정 부부는 A군을 함께 키우기로 합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자택에 도착한지 이틀만인 3월2일 아버지이자 고유정의 재혼 남편인 B씨(37)와 함께 잠을 자다 침대위에서 숨졌다. 숨진 당일 오전 10시 소방당국이 출동했을 때 B군은 이미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국립수사과학연구원은 지난 5월 A군의 사인을 ‘질식사’로 밝혔다.
경찰은 타살혐의점은 찾지 못했다. A군의 몸에서 외상이나 장기 손상은 없었으며, 약물이나 독극물도 검출되지 않았던 것이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A군)과 함께 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아들이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고유정은 “아들과 다른 방에서 잤으며, 왜 숨졌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B군은 사망 직후 제주에서 장례를 치렀다. 그러나 경찰에 따르면 고유정은 A군의 장례와 발인에 참석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 문제로 B씨는 고유정에게 "왜 힘들 때(A군 장례식) 곁에 있어 주지 않느냐“라며 화를 냈다. 또한 B씨 집안 등에 대해서도 “(고유정에 대해)의붓아들이지만 너무 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고유정이 왜 A군 장례식 때 참석하지 않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해당 사건을 수사중인 청주상당경찰서는 조만간 제주로 건너와 고유정을 상대로 직접조사할 예정이다.경찰 관계자는 “고유정에 대한 조사는 제주지검과 협의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며 “고유정의 의붓아들 사망원인에 대해 고의와 과실, 단순 변사 등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고유정은 지난달 말 제주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사체를 손괴 및 여러 곳에 유기하고 은닉한 혐의를 받아 지난 12일 검찰에 송치됐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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