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탈 때마다 일부 인사가 ‘막말 논란’을 일으킨 독설로 찬물을 끼얹곤 했던 자유한국당에서 이번엔 정미경(왼쪽) 최고위원이 독설을 뿜었다.
정 최고위원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최근 악화일로의 한일관계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등과 관련한 우리 정부 대응의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남 무안에서) ‘열두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며 이순신 장군을 입에 올렸다. 이에 '어찌 보면 세월호 한 척 갖고 이긴 문 대통령이 낫다더라'는 댓글이 달렸다"며 관련 뉴스 댓글을 소개했다. 순간 일부 지도부 인사는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권은 임진왜란 때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지 않고 개인만 생각한 무능하고 비겁했던 선조와 그 측근들 아닌가. 스스로 나라를 망가뜨리고 외교를 무너뜨려 놓고 이제 와서 어찌 이순신 장군의 이름을 입에 올리나"고 비판했다.
또 “문 대통령은 국내 대기업 총수들을 다 불러 정부는 외교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일본 정부도 더 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다"며 "하지만 정작 외교적 해결을 다 망친 분이다"라고 질타했다.
정 최고위원은 "문 대통령은 일본의 아베 총리가 1주년 기념 케이크를 갖다 주니 '단 것 못 먹는다'고 한 분이다. 아베에게 동맹이 아니라고 한 분, 막다른 길을 간 사람이다"며 "자기는 잘못이 없고 일본이 잘못한 것처럼 말한다. 문 대통령의 머리에는 일본과 해결하려는 생각이 있나"라고도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싼 배설물은 문 대통령이 치우시는 게 맞고 아베가 싼 배설물은 아베가 치워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것이 제가 내린 정답이다"며 양국 정상이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 정 최고위원의 발언은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우리 정부가 국익보호를 위한 대처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점을 작심하고 비판한 듯하다.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해도 ‘품격있는 비판’ 대신 부적절한 비유와 표현으로 막말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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