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오는 5일과 6일 잇따라 상임위원회를 열고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와 북한의 계속되는 발사체 도발 등 외교·안보 현안의 해법을 놓고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4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5일 국방위원회와 6일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잇따라 연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추경안 처리와 함께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을 통한 안보국회를 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일제히 출석하는 운영위에서는 정부의 안보정책을 놓고 여야 간 치열한 격돌이 펼쳐질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본 경제보복에 따른 한일 갈등이 전적으로 일본 정부의 책임임을 강조하며 강경한 대응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열리는 고위당정청협의회 결과 등을 토대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하기 위한 국회 차원의 입법적·제도적 지원에 착수하고, 야당의 초당적 협력을 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재인 정부의 무능이 지금의 참사를 불러왔다며 대대적인 공세를 벼르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후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기회를 번번이 놓쳤고, 일본의 경제보복에 구호만 무성할 뿐 실효적인 대책을 못 내놓고 있다는 게 야당의 진단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외교부 문건에서 보다시피 정부는 오늘날의 사태를 예견했고 대책 마련 필요성도 알고 있었지만 외면했고, 회피했고,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은 일제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평가와 해결책 모색에서 이번 사태를 풀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당은 또 한일 갈등이 총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의 보고서와 양정철 연구원장을 집중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내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폐기 문제가 급부상하며 여야 간 열띤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북한의 계속되는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여야는 북한이 도발을 멈춰야 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세부적인 평가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입장이다. 민주당은 북한에 고강도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면서도 북한의 이번 도발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차질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선을 그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핵 폐기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하지도 못한 채 북한의 도발만 용인해주는 격이됐다고 비판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이 이미 제출했지만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않은 북한 미사일 규탄 결의안 처리 문제도 논의될 예정이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