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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日 공조 약화 틈 타… 北은 中·러 ‘우방’ 챙기기

입력 : 2019-08-18 19:24:15 수정 : 2019-08-18 19: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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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군사대표단 베이징 방문해 / “양국 군대 친선협조 의지 표명” / 러와 평양서 고위급 외교회담 / 푸틴, 김정은에 광복절 축전도 / “北 말했던 ‘새로운 길’의 가능성”

 

 

북한이 중국과 고위급 군사회담을 열고, 같은 기간 러시아와는 외교회담 개최를 통해 북·중·러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1차적으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보이지만, 최근 한·일 관계의 악화로 한·미·일 안보협력 고리가 약해진 틈을 노려 북한이 전통적 우방을 활용해 새로운 대응 구도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군 서열 1위인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대장)이 지난 16일 베이징 8·1대루에서 먀오화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 주임과 회담했다. 김 총정치국장은 17일엔 장유샤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만나 양국 우의를 다졌다고 중국 국방부가 설명했다. 총정치국장은 북한 내 전체 서열 5위에 해당하는 고위급으로 전체 서열 2위인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이 자리를 거쳤다.

김 총정치국장은 “조중(북·중) 최고 영도자 동지들의 숭고한 의도에 맞게 두 나라 군대들 사이의 친선협조 관계를 보다 높은 단계로 확대 발전시켜 나갈 의지를 표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에 먀오화 주임도 “외교관계 설정 이후 지난 70년간 시련과 난관 속에서 더욱 굳건해진 중조 친선관계는 오늘 두 나라 최고 영도자들의 연이은 상봉으로 하여 새로운 높이에서 발전하고 있다”며 “조선(북한) 동지들과 함께 두 나라 최고 영도자들의 공동인식을 관철하며 쌍무관계를 강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북한 군사대표단의 이번 방문을 매우 중시한다고 언급했다. 김 총정치국장이 이끄는 북한 군사대표단은 지난 16일 전용기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김수길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지난 16일 오후 베이징(北京) 중앙군사위 청사인 8·1대루에서 먀오화(苗華) 중국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 주임과 회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비슷한 시기 북한은 러시아와 고위급 외교회담도 개최했다. 지난 14∼16일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평양을 방문해 최근 북한 외교의 핵심으로 떠오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만나 담화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또 미국과 러시아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다른 북한 외무성 부상들과도 각각 회담을 진행했다. 이들은 “북·러 관계와 한반도 정세를 비롯한 공동의 관심사에 관한 문제들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지난 15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광복절 축전을 보내 “우리들 사이에 이룩된 합의들을 이행해 나가는 게 여러 분야에서의 쌍무협조를 더욱 강화하고 조선반도에서의 안정과 안전을 보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시험발사 국면에서 중·러 군사·외교 고위급 관계자들의 만남이 가져올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번 군사·외교 회담 당사자들은 앞선 북·중, 북·러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인물들로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정상들의 의견이 전달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중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는 북한이 말했던 ‘새로운 길’의 한 가능성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러시아와의 외교회담은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성격이 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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