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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인재영입’ 송한섭 전 검사 “文 정부 정의 내 편만을 위한 것”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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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16 20:38:27 수정 : 2020-02-16 20: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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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검사 2호’ 송한섭 전 검사, 4·15 총선 지역구 출마 도전 / “문재인 정부의 공정·정의는 내 편을 위한 것” / ‘조국 사태’로 사직 결심… “샤이 검사 목소리 대변” / 의료사고 피해 경험… “의료인·환자 상생법안 발의”
송한섭 전 검사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입당과 지역구 출마 결심 배경을 이야기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엄정한 자세’는 결국 수사라인으로부터의 배제 및 좌천이라는 결과를 초래하고, 민주적 통제라는 미명아래 코드가 맞는 내 편만 요직에 중용되는 현실에서 누가 감히 ‘공정’과 ‘정의’를 앞세워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겠습니까?”

 

지난 14일 국회에서 만난 송한섭 전 검사(40)는 지난달 검찰을 떠나면서 쓴 사직서를 다시 읽었다. A4용지 세 쪽 분량의 장문이었다. 검찰청 내부망에 올린 사직서가 아니라 가까운 동료들과 지인들에게만 공유한 ‘진짜 사직서’였다. 그는 사직서에서 ”‘공정’과 ‘정의’가 특정한 세력을 위한, 또는 그들의 특정 목표를 위한 도구로 전락하거나 누구에게는 가혹하고 누구에게는 관대한 이중 잣대가 적용된다면, 누가 개혁의 진정성을 믿겠느냐”며 “지금의 이 사태는 정의롭지 않을 뿐 아니라 정의롭게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송 전 검사는 왜 미리 써둔 사직서를 끝내 내부망에 올리지 못했을까. 지난 12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4·15 총선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송 전 검사는 “지난해 12월 초 이미 사직할 마음을 먹은 뒤 절차를 밟고 있었다. 이 사직서는 지난달 8일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나온 것을 보고 다음 날 쓴 것”이라며 “내 진심을 알리는 게 중요한지 (진심을)오해받지 않는 것이 중요한지를 두고 한참 고민했다. (당시에는)이 글이 올라가면 사직의 순수성을 의심 받을 거 같아서 출력한 사직서를 사진만 찍어두고 파쇄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이 사직서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의사 출신 검사 2호’인 송 전 검사는 의사로서의 전문성을 살려 지난 2012년 가짜 식물인간 행세를 하며 교도소 밖에서 살아온 살인범을 붙잡은 사건으로 화제를 모았다. 송 전 검사는 “전문성을 살려 의료사고로 고통받는 피해자를 구제하고 의사들의 억울함을 없앨 수 있는 법안을 만들고 싶다”며 “586세대 이후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송 전 검사와의 일문일답.

 

―지난 12일 입당 기자회견 때 공정을 7번, 정의를 6번 강조했다. ‘조국 사태’가 사직을 결심하게 된 계기였나.

 

“‘조국 사태’가 일종의 전환점이었다. 검사로서 갖고 있던 역치나 참을성을 넘은 것 같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장관으로 온다는 풍문이 돌 때 그분의 철학과 생각을 미리 알려고 대표 저서인 ‘진보집권플랜’을 정독했다. 그 책을 보면 검사를 ‘괴물 검사’ 사법부를 ‘하나회’로 지칭해 부정적인 면만 잔뜩 부각하면서도 한편으로 장기집권을 위해서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든 권력기관을 활용해서 정책 활용해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영화 기생충에서 나오는 ‘아들아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라는 배우 송강호의 명대사처럼 실제로 이 정부에서는 국정농단, 사법 농단 등 농단이라는 프레임을 잡고 검찰을 이용해 적폐청산이라는 미명아래 전 정권에 대한 수사 진행하는 것도 결국 조 전 장관의 장기집권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동안 이 정부가 외쳐온 공정과 정의는 결국 내 편을 위한 공정, 내 패거리를 위한 정의였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송 전 검사는 지난 12일 한국당 입당식에서 “권력의 병폐를 고치고 대한민국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며 공정·정의 가치 구현을 정치의 첫 번째 목적이라고 밝혔다. 송 전 검사는 비슷한 시기 ‘검경수사권조정’에 반대하며 검찰을 떠난 김웅 전 부장검사를 언급하며 “문재인 정권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무리한 검찰 탄압과 법치주의 붕괴가 두 명의 검사를 세상으로 불러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누군가는 묵묵히 자기 일에 충실히 하는 일명 ‘샤이 검사’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어떻게 한국당 입당과 지역구 출마를 결심했나.

 

“지난해 12월 초 사직을 결심한 뒤 퇴사 절차를 밟고 있었다. 그 소식을 전해 들은 한국당 관계자로부터 지난달 초 지역구 출마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제 퇴직하는데 어떻게 이 짧은 시간 안에 지역구에 나갈 수 있나. 하나도 준비 안 됐다’고 토로했다. 여러 번 면담 과정에서 영입 제안을 중간에 거절하기도 했지만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어서 출마를 결심했다.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는 나만을 위해 살았다고도 볼 수 있다. 40이 되니까 세상을 위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젊은 청년들도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 내야 새로운 바람이 불 수 있고 한국당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비례대표보다는 지역구 출마가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출마 지역은 결정했나.

 

“당의 결정에 맡기려고 한다. 청년들과 호흡하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지역이면 어디든 좋다.”

 

―만약 총선에서 당선된다면 제1호 ‘의사·검사’ 출신 국회의원이 된다. 1호로 발의하고 싶은 법안이 있는가.

 

“검사 출신으로 내고 싶은 법안도 많지만 의사 출신의 강점을 살려서 ‘의료사고 처리 및 피해자 구제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내고 싶다. 의사와 환자가 상생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싶다. 환자와 의사 사이 분쟁이 생기면 의사를 형사처벌 하는 것인 맞는지 의문이다. 정말 호의호식 하려고 돈 버는 과정에서 이윤을 추구하다가 의료사고를 낸 거면 비난할 텐데 시스템 안에서 실수가 있는 것이다. 의료사고로 고통받는 피해자를 구제하고 분쟁과정에서 고통받는 의사들에게는 억울함이 없는 제도를 만들고 싶다.“

 

송 전 검사는 의사를 희망하게 된 계기가 어릴 때 경험한 의료사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배가 너무 아파서 서울대학교병원을 찾아갔는데, 진료한 의사가 꾀병이라고 돌려보냈다. 집에 돌아갔는데 그다음 날 맹장이 터졌고 복막염 진단을 받았다. 그 때문에 3번의 큰 수술을 받았고 항생제가 맞지 않아 패혈증 까지 앓았다. 부모님은 ‘각오하라’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거의 죽다 살아났다.” 자신을 정성껏 치료해준 의료인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의사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 전 검사는 “의사이면서 동시에 의료사고 피해자였기 때문에 국회에 입성한다면 피해자와 의사의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제도를 꼭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송환섭 전 검사는…△1980년 서울 출생 △서울 세화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3공수 특전여단 군의관(의병 중위 제대) △49회 사법고시 합격(2007년) △서울중앙지검 임관(2010년)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졸업(2017년) △서울서부지검 검사(2018∼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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