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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여성 프로파일러 이진숙 경위 "이춘재·고유정 공통점은 사이코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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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1-12 11:51:30 수정 : 2020-11-12 11: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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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와 고유정은 서로 확연히 다른 성향을 지닌 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타인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게 절대적인 공통점입니다.”

 

국내 1호 여성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인 인천경찰청 과학수사과 소속 이진숙(49·사진) 경위는 12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최근 투입됐던 사건 중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 이춘재,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고유정 2명을 대화 소재로 끄집어냈다.

 

이 경위는 올해 초 수원구치소에서 이춘재를 10여차례 면담했을 때 외형적으로 지나치게 평범했다고 봤다. 반면 대화를 이어가면서 금새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로 분류했다고 한다.

 

그는 “이춘재에게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잠시 머뭇거리더니 ‘단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면서 “이는 어렸을 적 가족과의 냉담한 관계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춘재는 면담 과정에서 “(성폭행 피해자) 한명이 생각난다. 그 여성도 즐긴다고 느꼈다”고 황당한 말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고유정의 경우 법정에 나오며 ‘머리카락 커튼’ 형태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 것이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인물에서 나타나는 특성이라고 판단했다. 이 경위는 “고유정은 특히 주변을 많이 의식하면서 나쁜 이미지는 남기지 않으려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심리학과 사회교육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 경위는 2005년 ‘범죄분석 요원 1기’ 특채로 경찰관이 된 15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지금껏 프로파일링을 벌인 강력사건 피의자만 300명이 넘는다.

 

과거 1기 여성 프로파일러는 총 10명이 뽑혔지만 이 경위 혼자만 이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 동기들은 법무부로 가거나 경찰 내 다른 부서로 대부분이 자리를 옮겼다. 이후 7기까지 60여명을 프로파일러 특채로 뽑아 전국에서 약 35명이 활동 중이며 전체의 70%가량 여성이다.

 

그는 그동안 겪은 굵직한 사건들을 돌아보며 지난달 ‘오늘도 살인범을 만나러 갑니다’란 제목의 책으로 묶어 발간했다. 자신의 경험을 조금이나마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한 이 경위는 “우리가 모두 범죄자가 될 가능성은 있다. 좋은 환경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순간 감정이 올라와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책을 통해서 본인 직업에 대한 생각과 인간에 대한 애정 등을 솔직하게 써 내려갔다. 특히 가족 내 살인이나 아동학대 사건 등의 원인을 분석하는 한편 범죄자를 대하는 과정에서 느낀 어려움도 가감없이 알렸다.

 

이 경위는 “범죄자는 사회가 만들어 낸 것이고, 사건은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흉악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하며 이는 프로파일러가 반드시 갖춰야 할 자질”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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