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K리그 정상급 스타 소집
‘완전체’ 출격… 월드컵예선 담금질
손흥민·히메네스 격돌 관심집중
두 선수 모두 EPL 간판 공격수
이강인·라이네스 샛별 대결 주목
오는 15일 새벽 오전 5시 오스트리아 비너 노이슈타트 슈타디온에서는 국내 축구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경기가 펼쳐진다. 바로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1년여 만에 ‘완전체’로 출격하기 때문이다. 상대는 북중미의 전통 강호 멕시코로, 지난해 11월19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가진 브라질과의 친선전 이후 무려 1년여 만에 대표팀이 ‘풀파워’로 뭉쳤다.
손흥민(28·토트넘), 황희찬(24·라이프치히), 권창훈(26·프라이부르크), 이강인(19·발렌시아) 등 유럽파와 남태희(29), 정우영(31·이상 알사드) 등 중동파가 대표팀에 소집됐고,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 손준호(28·전북)와 조현우(29), 김태환(31·이상 울산) 등 K리그 정상급 스타들까지 망라됐다. 다만 중국에서 뛰고 있는 핵심 수비수 김민재(24·베이징 궈안), 박지수(26·광저우 헝다)가 소속팀의 거부로 출전이 불발됐고, 김진수(28·알나스르)가 부상으로 낙마한 부분이 아쉽지만 이 정도만 돼도 팬들을 만족하게 하기에 충분한 ‘베스트 멤버’다.
한국으로서는 갚아야 할 것이 있는 상대라 더욱 투지에 불탄다. 지난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멕시코와 한조에 소속돼 조별리그 2차전에서 1-2로 패한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역대 전적에서도 4승2무7패로 열세다.
물론, 친선전인 만큼 경기의 초점은 승리보다는 내년에 재개될 2022 카타르월드컵 지역예선을 위한 테스트에 맞춰져 있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도 지난 2일 소집명단을 발표하며 “감정을 가지고 경기를 하다 보면 오히려 다시 패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 자체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도 승리보다는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공격수 황희찬은 “멕시코는 우리에게 아픔을 준 팀이지만 감독님도 말했듯 복수한다는 생각보다는 우리가 잘하는 것에 집중해서 준비해야 한다”면서 “그러면 좋은 결과도 따라올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경기는 두 개의 매치업이 있어 축구팬들의 흥미를 돋운다. 첫 번째는 양 팀 에이스 손흥민과 라울 히메네스(29·울버햄프턴)의 격돌이다. 두 선수 모두 최근 2년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자신의 입지를 훌쩍 끌어올렸다. 히메네스는 지난 시즌 17골로 리그 득점 톱10에 올랐고, 올 시즌도 4골을 만들며 순항 중이다. 이에 맞서는 손흥민은 지난 시즌은 리그 11골로 히메네스에 뒤졌지만, 올 시즌 초반 8골로 EPL 득점 공동 선두다. 양 팀 대표 공격수들의 득점포가 날카롭게 살아있는 만큼 이 경기는 언제든 골이 터질 수 있는 살얼음판 승부가 될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설레는 기분 느끼려고 대표팀에 오는 건 아니다. 많은 팬이 대표팀 경기를 기다렸고 모처럼 유럽에서 소집된 만큼 좋은 경기로 찾아뵙겠다”면서 “멕시코와 이어 만날 카타르 모두 우리에게 아픔을 줬던 팀이라 개인적으로 두 팀 모두 이기고 싶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또 하나의 매치업은 양국 축구의 ‘미래’를 미리 엿볼 수 있다. 한국 축구 최고 유망주인 이강인과 멕시코의 신성 디에고 라이네스(20)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그라운드에서 맞설 가능성이 큰 것.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명문 발렌시아와 레알 베티스에 소속돼 리그에서도 계속 맞대결을 펼쳐야 하는 이들 중 누가 더 자신의 재능을 그라운드에 폭발시킬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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