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경제 허리' 3040 취업자 계속 주는데… 정부는 인구 탓만

입력 : 2021-05-13 08:00:00 수정 : 2021-05-13 09:10:5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통계청, 고용동향 발표
30대 취업자 수 14개월째 감소
40대 2015년 11월 후 66개월째
제조업·도소매업 코로나 직격탄
안정적 일자리 점점 줄어들어
“실질적 고용개선 없어” 분석

지난달 취업자 수가 65만명 이상 크게 늘었지만 30대와 40대 취업자 수는 감소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30, 40대 인구가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고용상황이 개선됐다고 자평했지만, 국가와 가구 경제를 떠받치는 ‘허리’인 30대와 40대 취업자는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생애주기 가운데 가장 열심히 일해야 할 나이에 일자리를 잃는 것이어서 향후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도 충격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을 보면, 30대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9만8000명이 줄었고, 40대 취업자는 1만2000명이 줄었다. 지난해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취업자 수가 급감했는데, 그때보다 또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이다.

40대 취업자 수는 2015년 11월부터 66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5년 넘게 40대 취업자 수가 줄고, 또 줄고 있다는 의미다.

30대 취업자 수는 2020년 3월부터 14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 중이다. 2019년 12월에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2000명 늘고, 2020년 1월과 2월에 각각 1만8000명, 1만9000명 ‘반짝’ 증가한 것을 빼면 30대 취업자 수 감소도 2017년 11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30대는 2013년부터 취업자 수 감소가 계속되고 있고, 40대는 2015년부터 취업자 수 감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지난달 고용동향을 평가하면서 “30, 40대 고용 감소는 인구 감소에 따른 자연적 취업자 감소보다 작아, 인구요인 고려 시 고용상황은 개선됐다”면서 “취업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용률 상승으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30대 인구가 15만명 감소했는데, 취업자 수는 9만8000명이 줄고, 40대 인구도 7만2000명이 줄었는데 취업자 수는 1만2000명이 줄어 고용상황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30대 취업자 수 감소폭은 2020년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12개월 연속 인구 감소폭보다 크게 늘었고, 40대 취업자 수도 2020년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14개월 연속 인구 감소폭보다 더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만 봐도 30대 인구는 14만5000명 줄었는데, 취업자 수는 16만5000명이 줄었고, 40대 인구는 6만7000명 감소했는데, 취업자 수는 그보다 두 배가 넘는 15만8000명이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1월부터 4월까지 30대 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약 15만1000명씩 감소했고, 취업자 수는 월평균 19만5000명씩 줄었다. 40대도 1월부터 4월까지 인구가 전년 동월 대비 약 6만9000명씩 감소했는데, 취업자 수는 월평균 11만8000명씩 줄었다.

30, 40대가 밀려나는 일자리가 주로 제조업이나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 민간 일자리라는 점도 문제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통화에서 “40대 취업자의 경우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한계적 일자리에 취업해 경제위기 등에 취약하고, 지난해 코로나 국면에서 일자리를 많이 잃은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30, 40대는 생애 주기 가운데 ‘주된 일자리’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많아 경제·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관계장관회의에서 “고용시장 회복세가 좀 더 뚜렷해졌다”고 자평했지만 ‘고용 회복’을 말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4월, 취업자 수가 47만6000명이나 급감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 증가는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는 얘기다.

그나마도 재정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60대 이상 취업자 수 증가가 취업자 수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달 60대 취업자 수는 46만9000명이 늘었다. 재정일자리의 일부를 차지하는 20대에서도 취업자 수가 13만2000명이 늘었다. 65만명 취업자 수 증가의 대부분을 20대와 60대가 차지한 셈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통화에서 “제조업이나 숙박음식점업 등 민간 일자리는 전혀 움직이지 않아 국민들이 실제 체감하는 실질적인 고용 개선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