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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270%·사과 52%·달걀 37%↑…치솟는 장바구니 물가

입력 : 2021-05-13 18:39:31 수정 : 2021-05-13 22: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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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해지는 서민가계
햄버거·김밥 등 외식비도 올라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2.3%
KDI “올 1.7% 상승”… 1%P 상향
장바구니 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13일 서울의 한 마트를 찾은 시민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이재문 기자

40대 주부 A씨는 요즘 장 보러 마트에 갈 때마다 ‘결정장애’를 겪고 있다. 아이들 건강을 생각해 고기뿐만 아니라 채소와 과일 등도 골고루 사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오른 가격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A씨는 “쇠고기는 돼지고기로, 돼지고기는 닭고기로 ‘대체’할 수 있지만 달걀은 가격이 올라도 안 살 수가 없고, 파는 최근 몇 달 동안 장바구니에 담아 본 기억이 없다”며 “먹을거리 가격이 계속 오를까 봐 겁난다”고 말했다.

최근 농축수산물을 중심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급등하면서 서민 가계가 받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경기회복의 온기가 사회 전반으로 퍼지지 않은 상황에서 농축수산물의 가격 오름세가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3%에 달해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장바구니 물가와 직결되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지난달 13.1%나 오르며 올해 1월부터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다.

농산물의 경우 지난해 긴 장마와 한파,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올해 초 작황부진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가격상승률이 17.9%에 달했다. 파는 270.0%, 사과는 51.5%, 고춧가루는 35.3%, 쌀은 13.2% 올랐다. 축산물도 11.3% 올랐다. 그중 달걀은 산란계 부족의 영향으로 36.9%나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자 지난달 외식 물가도 1.9% 올라 22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죽으로 7.6% 상승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버거(6.1%), 김밥(4.4%), 떡볶이(2.8%), 라면(2.5%)도 많이 올랐다. 짜장면(3.2%), 짬뽕(3.2%), 치킨(2.1%), 돼지갈비(1.6%), 삼겹살(1.4%) 등도 상승했다.

정부는 최근 물가 상승이 일시적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관련해 “지난해 4월이 굉장히 낮아 기저효과가 있어서 거시 전체적으로 봐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시적으로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생계비와 직결되는데 가장 중요한 품목이 농축산물로, 생계비 부담 관리도 굉장히 신경 쓰고 있다”며 “농산물의 경우 신작물이 나오면 풀리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한 ‘KDI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7%로 종전 0.7%(지난해 11월 전망시)보다 1.0%포인트나 상향 조정했다. 올해 농축수산물 가격과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1.7%의 상승률을 기록한 뒤 2022년에는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상승폭이 1.1%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소비자물가가 2020년에 0.5% 상승하는 데 그쳤다는 점에서 2021년에 기저효과 등으로 일부 반등하더라도 2020∼2022년 연평균으로는 1% 내외의 낮은 상승세에 머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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