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가족 의혹·X파일 등 대공세 예고
대선 첫 관문 ‘도덕성 검증’ 통과
자기만의 ‘정책 브랜드’ 만들고
국민과 ‘눈높이 소통’ 능력도 필요

내년 3월에 치러질 21대 대선이 흥미롭고 아슬아슬하게 전개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9명, 국민의힘은 13명의 후보가 대거 출사표를 던졌고 각 정당은 후보 경선을 흥행시켜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특히 야권의 유력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혹독한 검증 공세를 뚫고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과연 윤석열 후보가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고 성공할 수 있을까?

대선을 약 8개월 앞둔 현시점에서 윤 후보의 성공을 좌우할 핵심 쟁점이 무엇인지 여의도 밖의 시각에서 진단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관문은 ‘도덕성 검증’을 통과하는 것이다. 장모 최씨의 의료법 위반 등에 대한 1심 징역형 선고가 일으킬 파장을 당장은 예견하기 어렵지만 앞으로 혹독한 과정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가 “법 적용에 예외가 없다”고 했고 이준석 대표가 한국은 연좌제가 없는 나라라고 일단은 방어했지만 향후 ‘옵티머스사건 부실수사 혐의’와 ‘윤대진 검사장 친형 뇌물사건 무마 의혹’ 그리고 부인에 대한 무차별적 의혹 공세와 맞물려 어떻게 진행될지 우려가 크다. 윤 후보는 ‘윤석열 X파일’이 네거티브 공세에 불과하고 도덕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지지율 하락을 차단할 것이다.

윤종빈 명지대 교수 정치학

성공을 위한 두 번째 조건은 ‘대통령 윤석열’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사퇴한 지 불과 4개월이란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직은 ‘검찰총장 윤석열’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출마선언문에서 법치와 정의에 기반한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웠지만 정치인으로서 ‘대통령 후보 윤석열’ 이미지 구축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법리적 선악 구분에 익숙한 검찰의 문화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매표’ ‘약탈’ ‘망상’ ‘기만’ ‘독재’ 등 질타와 분노의 단어를 스스럼없이 표출했다. 국민이 바라는 대통령은 피의자를 징벌하는 심판자가 아닌, 모든 사람을 포용하고 통합하는 존경받는 나라의 어른이라는 것을 각인해야 한다.

또 다른 시급한 과제는 윤 후보만의 ‘정책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그동안 고공 행진했던 윤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현 정부에 대한 심판과 정권교체에 대한 유권자의 커다란 열망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반문정서와 보수재집권의 명분만으로 캠페인을 완주하고 최종 승리하기는 어렵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및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 정도는 누구나 가능할 것이다. ‘안철수 현상’의 근원이었던 새정치·정치개혁 혹은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보편복지국가와 동급 정도의 윤석열만의 정책·비전 브랜드가 필요하다. 대선 후보가 모든 분야에 만능전문가가 될 필요도 없고 불가능하지만 국정운영의 비전과 가치 실현을 위해 내세울 대표적인 정책이 있어야 국정운영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대선 후보로 성공하기 위한 네 번째 조건은 일반 국민과의 눈높이 ‘소통 능력’이다. 가장 쉬울 것 같지만 가장 어려운 윤 후보의 아킬레스건이 될 가능성이 높은 쟁점이다. 그가 평생을 검사로 살아왔기 때문에 검찰의 조직문화인 수직적인 상명하복에 익숙해 나와 다른 사람과의 수평적인 대화와 토론에 얼마나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을지 우려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회적 약자의 삶과 목소리에 대한 이해와 공감능력에서 부족한 부분을 당장은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 사퇴 후 약 4개월 동안 전문가 엘리트 집단과의 만남에는 적극적이었지만 사회적 소외계층의 고충을 듣고 소통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판단의 근거가 될 것이다.

왜 윤석열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 아직도 시원한 답변은 들리지 않는다. 사실 문재인정권 심판과 보수재집권은 윤석열이 아니라도 가능할 수 있다. 국민의힘 입당 저울질과 같은 여의도 내부의 정치공학적인 계산이 아닌, 여의도 밖의 일반 국민이 속 시원하게 납득할 수 있는 ‘왜 윤석열 대통령이냐’라는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 나와야 대선 승리가 가능할 것이다. ‘내로남불’과 편가르기에 지친 국민들은 상식과 정의를 바로 세워줄, 청년들의 빼앗긴 꿈과 희망을 되찾아줄 대통령을 간절히 열망하고 있다.


윤종빈 명지대 교수 정치학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