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비판 속 트럼프 “대통령 퇴진해야”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열고 현 사태 논의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 여파가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각국은 아프간 주재 자국 대사관을 폐쇄하거나 잠정 이전하는 동시에 인력 철수에 안간힘을 썼다.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시작한 미국의 20년 전쟁이 결국 탈레반에 정권을 다시 내주면서 최강대국 미국과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 모두 작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백악관은 15일(현지시간) “오늘 오전 대통령과 부통령은 국가안보팀과 고위 참모들과 만나 아프간에 있는 우리 민간 요원들의 철수, 특별이민비자 지원자들과 동맹들의 대피, 카불의 안보 상황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 내용은 따로 전해지지 않았다.
이에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침묵했다”면서 “코로나19 백신 성인 70% 접종, 일자리 증가, 초당적 인프라 법안 진전 등 지난 7개월간의 역량이 아프간에서의 마지막 날들로 산산조각이 났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대통령궁을 장악하고 탈레반 깃발을 곳곳에 꽂았고, 아프간 수도 카불 현지의 미국 대사관에 걸려 있던 성조기는 내려졌다. 탈레반은 미군 주력 헬기인 블랙호크에 깃발을 꽂은 사진을 이날 트위터에 뿌리며 승리를 과시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하기도 했다.
아프간에선 외국인과 일부 아프간 국민의 탈출 러시가 이어졌다. 한국 대사관은 잠정 폐쇄된 데 이어 공관원 대부분이 중동 지역 제3국으로 철수했다. 국제사회는 이날 탈레반을 상대로 현지 주민의 출국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트위터 글에서 “아프간을 떠나려는 주민과 외국인에게 출국이 허용돼야 한다는 국제사회 목소리에 미국도 동참한다”고 밝힌 가운데 미 국무부가 발표한 관련 성명에는 한국을 포함해 65개국 이상이 이름을 올렸다. 유엔은 16일 안보리 긴급회의를 열어 아프간 사태를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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