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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수술 중 수혈로 암 걸린 소방관 '극단 선택'… 대법 “위험직무 순직”

입력 : 2021-10-24 20:00:00 수정 : 2021-10-25 00: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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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수행 중 입은 위해 탓 사망
순직 유족급여 지급 사유” 판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화재진압 중 당한 부상을 치료하며 동료의 피를 수혈받았다 암 진단을 받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소방관은 ‘위험직무 순직‘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최근 숨진 소방관 A씨의 유족이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위험직무 순직 유족급여 부지급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소방관이던 A씨는 1984년 불이 난 건물 2층 창문을 통해 실내에 진입하려다 감전돼 쓰러졌다. 이때 유리 파편이 다리를 관통했고,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던 중 피를 많이 흘려 동료로부터 수혈을 받았다. 그런데 얼마 뒤 그 동료가 B형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로 판명됐고, 동료는 2000년 간암 진단을 받고 2003년 숨졌다.

A씨도 이후 간 질환에 시달리다 2011년 간암 진단을 받았고, 병세가 악화하자 2013년 소방서를 떠났다. 치료과정서 우울증과 정서불안에 시달리던 A씨는 퇴직 20여일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인사혁신처는 A씨 사망을 공무상 재해로 봤지만 유족은 “A씨 죽음은 순직을 넘은 위험직무 순직”이라며 위험직무순직 유족급여를 신청했다. 공무로 사망하는 일반적 ‘순직’과 달리 A씨 죽음은 화재 진압이라는 위험한 직무를 수행하다 입은 부상이 근본 원인이라는 이유에서다. 인사혁신처는 이를 거부했고, 유족은 소를 제기했다.

1심과 2심, 대법원은 모두 A씨 사망에 위험직무순직에 해당된다고 봤다. 대법원은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는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이뤄지는데, 소방공무원이 사망할 경우 유족이 받는 보상은 생활 안정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어 위험직무 관련 순직공무원의 보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보상 범위를 확대했다”며 “위험직무 수행 중 입은 위해가 직접적인, 주된 원인이 돼 A씨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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