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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실업’ 절반이 2030… ‘구직단념’ 63만명 역대 최다 [고용시장 여전한 한파]

입력 : 2022-01-25 06:00:00 수정 : 2022-01-25 11: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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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활동했지만 일자리 못 구해’
2021년 13만명 육박… 1년 새 8.1%↑
1년 이상 초장기실업 87%나 폭증
정부 ‘실업률 개선’ 발표와 엇박자

코로나로 서비스업종 고용 급감
청년들 中企 기피 ‘미스매치’ 영향

6개월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장기실업자가 지난해 13만명에 육박했다. 장기실업자의 절반가량은 2030 청년층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구직단념자도 큰 폭으로 늘어,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용시장이 위축되면서 젊은층의 구직기간이 늘어난 데다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고용상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하지만, 구직시장의 체감 온도와는 차이를 보인다.

2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등에 따르면 지난해 6개월 이상 구직활동을 했는데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는 12만8000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첫해인 2020년보다 1만명(8.1%) 증가했다.

2017년 14만6000명이던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는 2018년 15만4000명으로 증가한 뒤 2019년(14만1000명), 2020년(11만8000명) 연속으로 감소하다 지난해 3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연령별로 보면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중에 20·30대가 6만5000명으로 전체의 절반에 달했다. 세부적으로는 20대가 3만7000명, 30대가 2만8000명이었다.

구직기간이 1년 이상인 초장기 실업자도 1만3000명으로 전년(7000명)보다 6000명(86.8%) 늘면서 역시 3년 만에 증가했다. 지난해 실업자 수와 실업률이 전년보다 개선됐지만, 장기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실업자(103만7000명)는 전년보다 7만1000명 감소했고 실업률(3.7%)도 0.3%포인트 하락했다.

청년층의 장기실업자가 늘어난 데는 ‘미스매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청년층이 주로 대기업·공공기관 취업을 선호하면서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력직을 원하는 기업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중소기업 등 민간기업의 미충원 인원은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5인 이상 민간사업체의 미충원 인원은 11만4000명에 달했다. 미충원율은 2020년 10.4%에서 지난해 14.2%까지 치솟았다.

미충원 사유를 보면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 기대와 맞지 않아서’와 ‘요구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어서’가 각각 23.3%·21.3%로 높게 나타났다. 구직자와 기업 간 ‘미스매치’ 원인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취업실패가 반복되면서 장기실업자가 늘어나고, 이 과정에서 구직을 단념한 사람도 급증했다. 지난해 구직단념자는 62만8000명으로, 관련 통계가 개편된 2014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업급여 창구 향하는 발길 지난해 구직단념자가 62만8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24일 실업급여 수급자격신청을 위해 시민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로 들어가고 있다. 남정탁 기자

구직단념자는 취업을 희망하지만 적당한 일거리를 찾을 수 없을 것 같거나 교육·경험·나이 등 자격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구직활동을 쉬고 있는 사람이다. 구직단념자 중에도 상당수는 2030 세대로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줄다 보니 1년 내 구직경험이 있지만 취업하지 못한 구직단념자가 늘고 있다”며 “장기간 구직을 시도하는 실업자가 늘어나면 구직단념자도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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