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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안에 정점 찍고 감소’ 패턴, 우리나라도 적용될까 [뉴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2-01-25 07:00:00 수정 : 2022-01-25 10:3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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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종식론 ‘솔솔’
남아공·영국·미국 등 오미크론 확산세 꺾여
중증화율 낮아 확진자 줄면 덜 위협적
24일 오후 9시 확진자 7400명 넘으며 최대치
다음 달 말쯤 우리나라도 정점 찍을 듯
“새 변이 출현 가능성...엔데믹은 시기상조”
한스 클루게 WHO 유럽담당국장. EPA연합뉴스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이 ‘엔드게임’(최종단계)을 향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장은 2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면서 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럽을 휩쓸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진정되면 상당수가 백신 접종 또는 감염으로 인해 면역력을 갖춰 연말까지 코로나19가 잠잠할 것으로 내다봤다. ‘팬데믹 종식론’에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이날 ABC방송에 “상황이 좋아 보인다”며 “과신해서는 안 되지만 지금 당장은 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보다 먼저 오미크론 변이 충격을 받았던 해외 주요국들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반전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한 달 안에 정점 찍고 감소’라는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패턴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영국, 미국 등에서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오미크론 변이는 중증화율이 델타 변이의 5분의 1 수준으로 낮지만 전파력이 강해 공중보건에 위협이 됐다. 확진자가 크게 줄어든다면 오미크론 변이는 무력해지고 코로나19가 계절성 독감처럼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해외 주요국 오미크론 확산세 꺾였다

 

지난해 11월 중순 오미크론 변이 전파가 본격화한 남아공에서는 한 달만인 지난달 중순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으며 3만80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이후 코로나19가 감소세를 보이며 최근 신규 확진자가 3000명대까지 떨어지더니 이날 1900명대를 기록했다. 주말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감소세가 확연하다.

2021년 12월14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소웨토 노인 요양원에서 이곳 입주자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AP뉴시스

미국 상황도 고무적이다. 지난주 미국의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약 70만6000명으로 직전주 80만7000명과 비교하면 10% 넘게 줄었다. 특히 앞서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퍼졌던 뉴욕주의 확진율이 한 달여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등 동부 지역의 감소세가 눈에 띈다. 뉴욕타임스(NYT)는 뉴저지주와 워싱턴DC의 하루 평균 확진자가 두 주 전보다 각각 60%, 61% 하락했다고 전했다.

 

동부와 달리 서부와 남부 지역에서는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지만, 파우치 소장은 “다른 지역에서도 북동부 지역처럼 확진자가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진다면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사태는 방향이 전환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인 나라들은 조심스레 감염병과의 공존을 말하며 일상 회복에 나서고 있다. 이달 초 하루 신규 확진자가 20만명이 넘던 영국은 최근 10만명 안팎으로 확진자가 줄자 방역 규제 해제를 공언했다. 영국은 27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와 대형 행사장 백신 패스 등 방역 조치를 중단한다. 아일랜드는 전날 모임 인원 규제 등 대부분의 방역 규제를 풀기로 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브랙널의 브랙널 구급차 대기소에서 군 장교들이 구급차 출동 준비를 하고 있다. 브랙널=AP뉴시스

◆다음 달이면 우리도 오미크론 정점

 

우리나라보다 먼저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겪은 국가들은 ‘한 달 안에 정점 찍고 감소’ 패턴을 보였다. 그렇다면 우리도 그 전례를 따르게 될까.

 

앞선 패턴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오미크론발 확진자 급증의 시작 기준이 모호해서다.

 

지난달 초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 유입되기 전인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코로나19 유행이 다시 시작돼 확진자가 급증했다. 지난달의 코로나19 증가세는 온전히 오미크론 변이의 영향으로 보기 어려운 셈이다.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제2주차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밤 늦은 시간에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뉴시스

다만 지난달 말 코로나19 증가세가 주춤한 후 이달 초부터 감소세로 돌아섰고, 중순부터 확산 세가 다시 진행된 걸 고려하면 지난주부터 오미크론발 ‘5차 대유행’의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한국시간)부터 연이어 신규 확진자가 7000명대를 기록하며 확진자가 급증하는 형국이다. 24일에는 오후 9시까지 이미 74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오미크론 변이는 지난주 검출률이 50%를 넘으면서 국내에서 코로나19 우세종이 됐다.

 

지난주를 기준으로 하면 다음 달 말 전에 국내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정점에 다가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 워싱턴대학교 보건계량연구소(IHME)는 한국의 오미크론 변이 정점을 다음 달 25일쯤으로 예측했다. IHME 관계자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2월 25일 14만5000명의 하루 신규 확진자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확진자 수는 비공식 확진을 포함한 수치다. 무증상 확진자 등 집계되지 않는 확진자를 제외하면 공식 통계는 이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사람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욕=AP뉴시스

IHME는 확산세가 꺾인 후 엔데믹(주기적 감염병)까지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봤다. 미국의 경우 이달 말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을 찍고 4월 말에 엔데믹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이를 우리나라에 그대로 대입하면 2월 말 정점에 올라서고 5월 말쯤 대유행이 끝을 향한다. 다만 이는 추측일 뿐이다. 아직 엔데믹까지의 소요 기간은 밝혀진 바가 없다.

 

클루게 소장도 엔데믹을 예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가 우리를 놀라게 했듯, 또 다른 변이가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도 언젠가는 코로나19가 일반적인 호흡기 감염병이 되겠지만, 아직은 더 위험한 변이의 출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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