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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 난 심상정… 기로에 선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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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3-10 03:37:32 수정 : 2022-03-10 03: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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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 6.17% 한참 못 미쳐 ‘충격’
沈 “겸허히 수용…정의당 다시 뛰겠다”
새 주자 육성 과제·당 노선 검토 불가피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왼쪽 두 번째)가 20대 대통령선거 개표가 진행 중인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를 찾아 당 관계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5%. 4번째 대선에 도전한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의 공중파 3사 출구조사 수치다. 9일 밤 개표과정에서도 줄곧 득표율이 3% 아래에 머물렀다. 선거 양상이 어느 때보다 거대 양당 후보의 ‘접전’으로 치러지면서 낮은 득표율이 예상됐으나 19대 대선 때보다 못한 성적표다. 당의 노선부터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정의당과 심 후보의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심 후보는 10일 자정을 넘겨 기자회견을 열어 “저조한 성적표가 아쉽지만 저와 정의당에 대한 국민의 평가인 만큼 겸허히 받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불평등, 기후위기, 정치개혁, 다원적 민주주의를 의제로 이끌어냈고 성평등을 우리 사회 보편적 가치로 또렷하게 세워냈다. 그 가치를 바탕으로 정의당은 다시 뛰겠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심 후보와 여영국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불가피해 보인다. 심 후보는 19대 대선 때 6.17%의 득표율을 얻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당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결과다. 정의당 핵심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1%, 1%가 참 소중한 정의당 입장에서 이번 결과는 무척 참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 등을 겪으면서 정의당이 뚜렷한 색깔을 내지 못하면서 정치적 입지가 줄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당에는 심 후보 이후 새로운 대권 주자를 길러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심 후보는 이번 대선 출마에 대해 ‘마지막 소임’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실상 마지막 대권 도전이다. 당내 그의 위상도 점차 낮아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당 노선에 대한 검토도 심각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심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주 4일제를 주장하고 대선 주자 유일의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강조했으나, 거대 양당의 대결 구도 속에서 목소리는 사실상 묻혔다. 무상복지와 최저임금 등 진보정당이 해왔던 사회 의제를 선도하는 역할도 이번에는 하지 못했다. 정의당이 공들인 2030 여성층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쏠렸다. 핵심 지지세력인 노동자층의 지지를 다시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여영국 대표가 즉각 물러나거나, 심 후보가 바로 2선으로 후퇴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당 관계자는 “당장 당을 추슬러야 하는 만큼, 여 대표와 심 후보가 당장에 2선 후퇴하기란 쉽지 않다”며 “보통의 여의도 정치라면 즉각 책임론을 묻겠지만, 지금 당 상황은 여의치 않다”고 했다.

정의당은 우선 진보층의 지지기반을 다져 6월 지방선거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득표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2030 세대와 여성 등 지지기반을 탄탄하게 확보하는 게 지금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선은 당락이 중요한 선거는 아니었다. 곧 있을 지방선거를 위한 지지층 기반을 다지려 한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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