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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계양을에 살았나?" 한치 앞 내다보기 힘든 이재명 부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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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26 22:00:00 수정 : 2022-05-26 20: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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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공천 낙하산에 주민들 불만

이재명 45.5% 유형선 44.3%
민주당 텃밭서 오차범위내 접전

“가짜 계양사람 윤형선은 서울 목동에 거주한다.” (정진욱 이재명 캠프 대변인)

“이번 선거는 25년(윤형선)대 25일(이재명)의 선거다.”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

 

더불어민주당의 표밭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의 향배가 안갯속이다. 사실상 전략 공천으로 무혈 입성한 이 후보를 향해 윤형선 국민의 힘 후보는 “계양을에 살아보지 못한 사람은 말을 말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이 후보 측은 윤 후보의 목동 거주 논란을 들며 “가짜 계양사람”이라고 공격했다. 

 

◆살아 본적 없으면서 vs 사실 목동 살잖아

 

최근 두 후보의 계양사람 논쟁이 불 붙은 것은 한 언론에서 윤 후보가 실제로는 목동에서 거주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온 직후다. 성남 출신인 이 후보는 무연고 출마 비판에 대한 맞대응으로 윤 후보의 목동 거주 논란에 대해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지난 25일 정진욱 이재명 캠프 대변인은 ‘가짜 계양사람, 윤형선 후보, 오늘은 목동에서 안 주무셨습니까’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윤 후보는 지난 11일까지도 서울 목동에서 거주했다. 윤 후보의 차량은 저녁이면 자신의 목동 소유의 아파트에, 낮에는 계양에 주차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가 26일 오전 인천시 계양구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윤 후보 측에 따르면, 그가 서울 목동으로 주소를 옮겼던 건 지난 25년 가운데 1년간으로 병원을 개업하며 1998년부터 인천 계양에 정착했고, 자녀도 계양에서 학교를 보냈다. 다만 지난해 5월 전셋집이 팔리며 집주인이 나가달라고 해 목동으로 주소를 옮겼다가 1년 만에 돌아왔다는 게 윤 후보의 입장이다.

 

이 후보는 26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를 겨눠 “내세울 게 연고밖에 없으니까 자꾸 연고를 따진다”며 “인천은 원래 외지인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국민의 힘 박민영 대변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망언 중의 망언이라고 본다”며 “인천에 연고가 없는 건 이 후보 본인인데, 본인이 근본 없이 출마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26일 오전 인천 계양역 광장에서 열린 '공항·철도·전기·수도 민영화 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전략공천에 부정적 인식, 유권자들의 선택은?

 

두 후보의 계양사람 논쟁에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에 대한 반감이 자리 잡고 있다.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에서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후보가 당의 전략공천을 받아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것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불만이 표출된다.

 

인천광역시 계양구 효성동에 거주하는 김준호(38)씨는 “세상에 이재명 모르는 사람도 있느냐”면서도 “대통령을 할 사람이 아니라 지역구 국회의원 할 사람을 뽑는 건데 계양을에서 살아보지도, 일해보지도 않은 이 후보가 적합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제주지역 4.15 총선과 관련 여론조사를 보면 전략공천에 대한 시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엿볼 수 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제주시 갑 선거구에 대한 전략공천지역 결정에 대해 44.2%가 잘못된 일이라고 답했고 잘된 일이라는 응답 비율은 26.9%였다.

인천 계양구을 재·보궐 선거에 출마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45.5% vs 44.3%, 오차범위 앞 불안한 이재명

 

이처럼 양측의 공방이 치열한 데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선거 상황이 한몫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후보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인천 계양을은 송영길 전 대표가 내리 5선 의원을 지낸 만큼 대표적인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됐고, 대선 주자였던 이 후보의 무게감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를 통해 두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형국에 전개되고 있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는 45.5%, 윤 후보는 44.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는 지난 23일 길거리 유세에서 위기감을 직접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에 이재명이 지면 정치생명 진짜 끝장난다”며 손날로 자신의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는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인천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연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 후보를 향해 “정치인이 지역구에 연고를 두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오로지 당선을 목적으로 연고도 인연도 없는 계양으로 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쏘아붙였다.

 

이준석 대표도 직접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윤 후보의 선거운동원으로 뛰고 있다.

 

이번 조사는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2022년 5월 23~24일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유선 임의전화걸기(RDD)와 무선(가상번호)을 결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각각 비율은 9.4%·90.6%다. 유·무선 평균 응답률은 10.2%며 2022년 4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가중값을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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