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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NASA는 왜 호주까지 가서 로켓을 발사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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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27 16:20:00 수정 : 2022-06-27 16: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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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반구에서만 가능한 천체물리학 연구 있어"
美, 호주와 방위협력 확대… 中 견제 목적인 듯
미국 나사가 27일(현지시간) 새벽 호주 북주 아던 우주센터에서 로켓을 발사하는 모습. BBC 홈페이지

미국 나사(NASA·항공우주국)가 호주 북부의 상업 우주센터에서 27일(현지시간) 로켓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나사가 미국 바깥의 상업용 우주 시설에서 로켓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오커스’(AUKUS) 협정을 통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건조 기술을 제공키로 한 미국과 호주의 긴밀한 협력이 우주 공간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BBC에 따르면 로켓 발사는 호주 북쪽에 있는 노던 준주(準州·Territory)의 아던(Arnhem) 우주센터에서 이날 새벽 이뤄졌다. 이 우주센터는 나사가 최근 직접 건설한 곳으로 호주 국토에서 우주 로켓이 발사된 것은 거의 25년 만의 일이다. 앞서 나사는 아던 우주기지에서 총 3차례 로켓을 발사하기로 결정했다. 향후 7월 4일, 그리고 16일에 또 발사가 예정돼 있다.1

 

이번에 발사된 13m 길이 로켓은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우주 공간에서 머물고 발사 시각으로부터 정확히 15분 후 지구에 다시 떨어졌다. 로켓 파편 등은 나사가 모두 수거해 미국으로 돌려보낼 방침이다.

 

비록 잠깐이었으나 지역 주민들은 잔뜩 흥분했다. 아던 우주센터 인근에 사는 한 교사는 BBC에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갑자기 지역 전체가 밝아지면서 오히려 시간이 느리게 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로켓이 올라갈 때 우르릉, 쿵쾅거리는 소리는 이제껏 한 번도 못 들어본 것이라 놀라서 몸을 떨었다”고도 했다. 노던 준주의 행정 책임자인 나타샤 펠레스는 이번 발사를 “호주에 매우 자랑스러운 순간”이라고 반겼다.

 

나사는 왜 미국의 그 수많은 우주센터를 놔두고 호주까지 와서 로켓을 발사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적도를 사이에 두고 북반부와 남반구로 나뉜 지구의 특성을 지적하며 “남반구에서만 가능한 천체물리학 연구 영역이 있다”고 설명한다.

호주 북부 아던 우주센터의 위치. 남반구에 위치한 데다 적도와도 가까워 로켓 발사에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BBC 홈페이지

더욱이 아던 우주센터는 적도와 아주 가깝다. 적도와의 위도 차이가 12도에 불과하다. 한 우주 전문가는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발사체는 적도 방향으로 발사하는 게 보통”이라며 “자연히 적도 가까이서 쏠수록 성공률이 높고 연료가 적게 들어 가장 효율적”이라고 소개했다. 남반구에 위치한 데다 적도와도 가까운 아던 우주센터는 여러 모로 최적의 입지를 갖춘 곳이란 얘기다.

 

실제로 이번에 발사된 로켓은 단시간 동안 우주에 머물렀지만 성과가 제법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에 수집된 데이터가 지구에서 4억3000만광년 떨어진 별자리의 비밀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더 눈길을 끄는 건 갈수록 깊어지는 미국·호주의 방위 분야 협력관계다. 2019년 우주군을 신설한 미국은 우주 공간을 군사적으로 활용하는 데 적극적이다. 이는 갈수록 커지는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의 남태평양 진출을 견제할 목적에서 호주와 핵추진 잠수함 건조 기술 제공을 핵심으로 하는 오커스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호주는 바다에 이어 우주 공간에서도 미국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되고 있다고 BBC는 분석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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