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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 쓰러진 오토바이 운전자 도와줬더니…“어디 가세요? 책임지셔야죠” [영상]

입력 : 2022-09-28 16:28:15 수정 : 2022-09-28 22: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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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사람이 죽어가든 뭐든 절대 도움 주지 않을 겁니다’ 사연글 공분 일으켜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유튜브 영상 화면 갈무리.

 

차들이 다니는 도로 위에 쓰러져 있는 오토바이 운전자를 도와줬다가 되레 교통사고 가해자로 몰릴 뻔했다는 누리꾼의 사연이 온라인 공간에서 공분을 일으켰다.

 

28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앞으로 사람이 죽어가든 뭐든 절대 도움 주지 않을 겁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평범한 40대 시민’이라고 소개한 글쓴이 A씨는 “전날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화가 나는 일을 겪었다”고 운을 뗐다.

 

그가 밝힌 사연은 이렇다. 퇴근 후 귀가 중이던 A씨는 오토바이 한 대가 길가에 쓰러져 있고 그 밑으로 사람이 깔려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오토바이가 쓰러져 있는 구역이 우회전 길에 있어 위험해 보였다는 A씨는 급히 자신의 차량을 대피구역에 세운 후 달려가 오토바이 일으켜 세우고 운전자 B씨를 인도로 데려갔다.

 

그런데 오토바이 운전자는 ‘괜찮냐’고 거듭 묻는 A씨의 말에 별다른 답이 없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119 불러 드릴까요?”, “병원에 가보시라”라고 말했지만, B씨는 역시 답이 없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유튜브 영상 화면 갈무리.

 

황당한 일은 바로 다음 벌어졌다.

 

A씨가 집에 가기 위해 자리를 뜨려 하자 B씨가 갑자기 입을 열더니 “어딜 가시려고요? 아저씨 때문에 저 사고 났잖아요”라며 붙잡았다는 것.

 

A씨는 너무 어이 없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자 B씨는 “그냥 좋게 해결하시죠?”라고 제안까지 했다고 한다.

 

A씨는 순간 “너무 기가 막히고 화도 나고 ‘내가 왜 그랬을까(도와줬을까)’라는 자괴감이 몰려왔다”고 했다.

 

이에 A씨는 B씨에게 “제 차 블랙박스에 다 찍혀 있을 텐데 경찰 불러서 확인하시라”면서 경찰을 불렀다.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사진.

 

경찰을 부르자 B씨는 갑자기 자신이 잘못 본 것 같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한다.

 

A씨는 “그대로 갔다가 왠지 ‘뺑소니’ 신고 당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경찰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사실 관계 확인하고 정리하고 귀가했다”고 했다.

 

그는 “‘만약 내게 블랙박스가 없었더라면, 만약 내가 저 분이 2차 사고를 당하든 말든 지나쳤으면, 예전 어릴 때 배달일을 잠깐 해봤어서 너무 안타깝다는 마음 가지지 않았으면’ 등의 생각이 집에 가는 길 내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지갑에서 5만원짜리 하나 꺼내서 ‘파스라도 사서 붙이세요’라고 말하려고 손에 쥐고 있던 5만원권이 아주 꼬깃꼬깃하게 구겨져 있는 것을 보니 더 속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그 누구가 저런일을 당하든 말든 그냥 지나치는 게 차라리 좋은 일이란 생각만 든다”고 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역시 A씨에게 “진짜 좋은 일 하신 건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지만 위로가 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는 “세상이 너무 변한 것 같다. 여러분도 누군가를 도울 때는 본인을 변호하거나 보호할수 있는 상황 하나쯤은 꼭 가지고 하시길 바란다. 아직까지도 씁쓸한 기분이 계속된다”라며 글을 마쳤다.

 

해당 글은 올라온 지 5시간여 만에 6만여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누리꾼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에 A씨는 추가 글을 올리고 “특정 직업군에 대해 마녀 사냥식으로 말씀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그는 “(배달업종) 그 분들 중에는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다른 가장이 있을 수도 있고 하루하루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사고가 난 배달원이 알이 두꺼운 안경을 끼고 계셨었는데 그 안경이 부서져서 제대로 못 본 것 같았다고 저한테 경찰관 출동 전후로 다시 말을 했다. 물론 모면용일수도 있고 다른 경우일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정 직업에 대한 비하는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거듭 당부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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