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대전지법은 2억원 상당의 아파트 관리비를 횡령한 40대 경리직원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 경리직원은 인터넷뱅킹을 이용해 아파트 관리위원회 명의 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680만원을 송금한 것을 비롯해 2년5개월간 71회에 걸쳐 2억47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이 범행으로 해당 아파트는 제때 유지·보수를 하지 못했고, 관리사무소 직원의 급여 지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도가 공동주택의 관리비 횡령 등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관리소장의 손해배상 보증(손배보증) 가입 여부 공개를 추진한다.
8일 도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도는 건의안이 제도개선으로 이어지면 공동주택 회계비리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최소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정안은 주택관리사 등의 손해배상 보증설정 여부를 입주자 등이 알 수 있도록 보증설정 입증서류를 공동주택 인터넷 홈페이지와 동별 게시판에 공개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입주자들이 손배보증 가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손배보증 제도는 공동주택 관리비 횡령 등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는 안전장치다.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관리사무소장으로 배치된 주택관리사는 업무상 고의 또는 과실로 입주자 등에 재산상 손해를 입히면 그 손해를 배상하기 위해 보증보험이나 공제 등에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등 소수의 사람만 그동안 입증서류를 확인할 수 있어 문제가 빈발해 왔다.
앞서 도는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 시 전자추첨 도입 △일원화된 전자문서 시스템 마련 등을 지난 10월 국토부에 건의한 바 있다. 특히 전자추첨의 경우 공정성 확보를 위해 기존 공동주택 전자입찰시스템에 해당 기능을 추가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추첨 방식과 절차에 대한 규정이 없어 소수 관계자만 참석해 비공개 추첨을 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공동주택의 관리비 정보 의무 공개 대상을 50가구 이상 공동주택으로 확대하고, 입주자대표회의 운영 시 회의록 작성 등을 의무화한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시행규칙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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