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아니면 자리 비워 달라’ 갑자기 흘러나온 목소리에 허겁지겁…

광주 도시철도 임산부 배려석 일부에 목소리 센서 부착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임산부가 아니시라면 자리를 비워주시기 바란다.”

광주 도시철도 차량 임산부 배려석 일부에 ‘목소리 센서’가 부착돼 화제다.

지난 8일 광주 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9월 차량 2대에 2개씩, 모두 4개 임산부 배려석 위에 적외선 센서를 설치했다.

광주 지하철은 4량으로 편성돼 총 8개 임산부 배려석이 있는데, 이 가운데 2좌석에 시범 설치한 것.

해당 배려석에 승객이 앉게 되면 센서를 통해 곧바로 “임산부 배려석에 앉으셨습니다. 임산부가 아니시라면 임산부를 위하여 자리를 비워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임산부나 노약자가 아닌 승객이 자리에 앉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처다.

이에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센서 목소리에 적지 않게 놀랐다는 반응이 다수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방금 남자가 (임산부 배려석에) 앉자마자 음성 메시지가 나와서 사람들 시선이 확 쏠렸다. 남자가 눈치를 보면서 당황하더니 허겁지겁 도망쳤다”라는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온라인 공간에는 “임산부 대중교통 이용하기 정말 힘든데 이런 기회로 배려석에 앉아서 갈 수 있길”, “배려석인 줄 모르는 척 앉아 있던 사람들 보기 불편했는데 잘 됐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줄을 이은 반면, “배려를 강요하지 마라”, “임산부가 오면 비켜주면 되지 왜 굳이 일어나라고 해?” 등 부정적인 댓글도 눈에 띄었다.

한편, 광주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직원들이 임산부 배려 정책을 고심한 끝에 시범적으로 운용해보기로 했다”면서 “시민 반응, 여론을 파악해 공식화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화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