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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판결문에 작곡까지…출시 두 달 만에 전세계 휩쓴 ‘AI챗봇’

입력 : 2023-02-04 09:00:00 수정 : 2023-02-05 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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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돌풍… 기대·불안 공존

美 스타트업이 공개한 대화형 메신저
출시 두달 만에 月 사용자 1억명 돌파
대학 숙제·판결문 작성 등 다방면 활용
전문가 “AI 서비스 대중화 드디어 가능”
美 추격 나선 中도 3월 AI 챗봇 출시

표절 등 저작권 논란·윤리 문제점 지적
다크웹 등 사이버 범죄에 악용 우려도

“인공지능(AI) 대혁명이 시작됐다.”

장병태 서울대 AI연구원장(컴퓨터공학과 교수)은 3일 챗GPT 돌풍의 의미를 물은 기자에게 이렇게 답했다. 장 원장은 챗GPT에 대해 “초기 AI 대화형 메신저(챗봇)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초거대 모델”이라며 “AI 서비스의 산업화와 대중화가 드디어 가능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스타트업 오픈AI가 2022년 11월 공개한 챗봇 챗GPT. AP연합뉴스

◆AI챗봇에 열광하는 세계

세계가 AI 챗봇 열풍에 휩싸였다. 미국 스타트업 오픈AI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챗봇 챗GPT가 열기를 주도했다.

챗GPT는 출시 며칠 만에 100만명 사용자를 모았고, 사람과 상당히 비슷한 수준의 글을 몇초 만에 내놓는 획기적인 성능으로 화제를 모았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분석업체 시밀러웹을 인용해 챗GPT가 출시 두 달 만인 올해 1월에 월활성사용자(MAU) 1억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MAU 1억명 돌파까지 틱톡은 9개월, 인스타그램은 2년 반가량 걸린 데 비해 엄청난 속도라고 미국 CBS뉴스는 전했다.

곧 유료 버전도 출시된다. 오픈AI는 현재 구상 중인 서비스(챗GPT 플러스)에 대해 “챗봇에 이용자가 몰리는 피크타임에도 항상 챗봇에 접속할 수 있게 된다” 정도로만 설명하고 있다. 무료 버전에 사용자가 몰리면서 과부하가 발생하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 유료 버전을 준비한다는 내용이다.

월 사용료는 20달러(약 2만4000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무료 버전에 대해선 “무료로 쓰는 사람들도 환영한다. 계속해서 제공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오픈AI는 사용자나 기업이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에 챗GPT의 기능을 탑재할 수 있도록 챗GPT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챗GPT가 개인의 관심사나 호기심 충족 수단을 넘어 산업계는 물론 인간 삶 전체 분야로 무한 확장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미 챗GPT는 다양한 분야에서 영역을 확장 중이다. 대학 숙제(에세이)와 취업용 자기소개서, 정치인의 연설문 작성에 이어 작곡, 그림 그리기, 앱 개발까지 여러 창작 영역에서 사용 중이다. 2일(현지시간) 콜롬비아의 한 판사는 판결문 작성에 챗GPT를 활용했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가장 정제되고 정확해야 할 판결문 작성에 필요한 배경 지식도 챗GPT가 상당 부분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추격 속도 높이는 中… 문제는 언어

미국 주도 AI 혁명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나라는 최대 경쟁국 중국이다. 중국에도 AI 챗봇이 있긴 하지만 챗GPT와 비교하기엔 아직 무리다. 챗GPT가 전문적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는 반면 중국 AI 챗봇은 단순히 사용자와 상호 작용하는 데 초점을 둔 정도라고 한다.

중국 최대 검색 엔진 기업 바이두가 격차 해소를 위해 나섰다. 바이두는 챗GPT와 유사한 AI 챗봇을 다음 달 출시한다고 공개했다. AI 챗봇을 독립형 앱으로 출시하고, 점진적으로 기존의 바이두 검색엔진과 통합할 예정이다. 검색 결과를 단순히 링크만 제공하는 데에서 나아가 AI 챗봇이 생성하는 대화체 설명문까지 함께 내놓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챗봇의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중국 정부에서는 베이징즈위안인공지능연구원(BAAI)이 주도적 역할을 한다. BAAI는 칭화대, AI 기업 등과 함께 2021년 사이버 여대생 화즈빙(華智氷)을 개발했다. 소셜미디어에서 칭화대에 입학한 새내기로 소개된 그는 청순한 외모와 고운 목소리 등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크게 어색하지 않은 모습으로 직접 화즈빙이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중국은 기술력으로는 시간이 지나면 미국 등을 쫓아갈 수 있겠지만 영어보다 사용자가 적은 중국어 데이터를 늘려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AI 챗봇이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분석해 결과를 내놓는 점을 고려하면 언어에 따른 데이터 차이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윤리 논란도… “해결될 것”

사이버 공간에서의 저작권(표절) 논란과 윤리 문제, AI를 이용한 범죄 가능성은 문젯거리다. 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한 소프트웨어 전문회사는 지난해 12월 챗GPT를 사용하면 피싱 메일(개인정보의 부정한 획득을 시도하는 메일)이나 악성 프로그램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챗GPT를 이용해 악성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이용자를 다수 확인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이버 공간에서 범죄에 주로 활용되는 다크 웹에 암시장을 열기 위한 프로그램을 챗GPT로 생성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암시장은 훔친 개인정보나 악성코드 등을 매매하는 플랫폼으로 거래는 가상화폐로 이뤄진다.

신문은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가 등장할 때마다 사이버 공격에 악용될 수 있다는 염려는 있었다”며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챗GPT가 터무니없는 수법에 사용될 가능성은 있고, 악성코드 등이 그런 사례일 수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하루 전 챗GPT를 테스트한 결과에 대해 보도하면서 “그 기술은 완벽하지 않다. 테스트에서 자주 표절을 포함하거나, 모순되거나, 부정확하거나, 몇 가지 예를 들면 문법적 오류가 있는 응답을 제공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온라인 학습 제공 업체인 스터디닷컴이 18세 이상 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4분의 3에 가까운 학생들이 학교 네트워크에서 챗GPT를 금지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장 원장은 “챗GPT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사람처럼 직접 학습, 답변을 생성해내기 때문에 혁신적이지만 사람처럼 부정확한 기억이나 학습에 따라 틀린 답변을 말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는 “오픈AI가 자체적으로 AI가 작성한 텍스트를 탐지하는 또 다른 AI를 내놓은 것처럼, 검증용 AI가 발전해 이를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안 기자, 베이징·도쿄·워싱턴=이귀전·강구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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