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같은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살아있는 권력과 제 식구를 향해서만 팔이 안으로 굽는 불공정 수사, 바로 윤석열 검찰의 민낯”이라고 맹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렇게 말하며 “곽상도 전 의원의 50억 뇌물 무죄 판결의 충격은 좀처럼 가실 줄 모른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른바 ‘50억 클럽’은 전직 고위 판검사들이 다수 연루된 사건”이라며 “딱 걸린 곽 전 의원을 제외하면 관련 수사가 거의 전무 하다시피 하다. 50억 클럽 특검(특별검사)이 불가피한 이유를 검찰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장동 개발 처음부터 수익 배분의 종착지까지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또 “‘김건희 방탄’을 자처하는 주가 조작 의혹 수사도 마찬가지”라며 “재판부는 1심 판결에서 김건희 여사 계좌를 통해 통정매매, 가장매매가 이뤄진 사실을 인정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분명하게 제시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건희 여사 수사 촉구에도 아직 항소조차 하지 않는 검찰”이라며 “‘국민 특검’을 통해 입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검찰에 어제까지 입장을 밝히라고 했지만, 윤석열 검찰의 김건희 여사 조사 계획은 오리무중”이라면서 “대통령실 지침만 따르는 ‘김건희 방탄’ 검찰에 정의당이 어떤 기대가 남아있는지 모르겠다”라며 이른바 ‘김건희 특검’에 정의당이 공조할 것을 압박했다.
이날 검찰은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제1야당의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과거 성남시장 시절인 2014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최종 결재권자로서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빼도록 결정하면서 확정이익 1830억원만 배당받도록 해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또한 측근을 통해 민간사업자에게 성남시나 공사 내부의 직무상 비밀을 흘려 민간업자들이 총 7886억원의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도록 한 혐의도 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선 뇌물죄가 적용됐는데, 이 대표는 2014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푸른위례 등 4개 기업의 후원금 133억5000만원을 유치하는 대가로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뇌물과 별도로 2014년 10월 성남시 소유 시유지를 매각하는 대가로 네이버에 성남FC에 운영자금 조로 50억원을 달라고 요구한 혐의도 추가됐다. 또 네이버에서 뇌물을 받았는데도 기부받은 것처럼 기부단체를 끼워 넣고 기업들이 이 단체를 통해 성남FC에 돈을 지급하게 한 혐의도 있다.
다만 검찰은 이번 영장에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씨가 이 대표 측에게 천화동인 1호에 숨은 지분(428억원)을 약정했다는 부정처사후수뢰 혐의는 담지 않았다.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일당에게 받았다는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과 이 대표의 관계도 이번 구속영장엔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은 이 대표를 지난달 10일과 28일, 이달 10일 총 3차례 이 대표를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이 대표는 10일 검찰 출석 당시 “검찰이 정권의 하수인이 돼서 없는 사건 만들어내고 있다. 검찰에 조종되는 궁박한 이들의 바뀐 진술 외에 그럴싸한 대장동 배임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의 영장 청구에 따라 조만간 국회의 체포 동의 절차가 시작된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은 현행범이 아니면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 ‘불체포 특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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