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원슈타인(본명 정지원∙27)이 폭력에 무력했던 어린 날의 기억을 고백했다.
14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한 원슈타인은 먼저 어린 날 경험했던 폭력의 단상을 나눴다.
원슈타인은 “따돌림 당하는 친구에게 가해지는 행동을 행동들을 옆에서 보고만 있었다. 심지어 내 친구가 그 따돌림에 가담했을 때도 지켜만 봤다”며 “내가 말리면 이 친구와 관계가 틀어질까 봐”라고 밝히며 괴로워했다.
그는 “한번은 따돌림 당하던 친구가 그네에 앉아 있었는데, 그 친구의 동생이 와서 따돌림 당하던 자기 누나에게 돌을 던지더라”라면서 “동생도 같이 누나를 따돌리는 것처럼 보였다”고 충격적인 일화를 전했다.
이 일화에 배우 이윤지도 아픈 기억을 꺼내놨다. “친오빠가 특수 초등학교에 다녔다. 어느 날 오빠가 집에서 옷을 벗고 있더라. 온몸에 상처가 많았다. 화장실에서 엄청 울면서 혼자 자책했다”면서 어린 시절 학교 폭력에 노출된 오빠를 지켜주지 못한 자책감에 시달렸음을 털어놨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은 “폭력을 경험하면 피해자는 말할 것도 없지만, 그 옆에 어쩔 수 없이 서 있던 사람들을 ‘무죄의 방관자’라고 한다. 그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무력감이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방관자가 되어 버린 내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생긴다. 사람은 원래 누구나 스스로를 존중한 경험이 적을수록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원슈타인은 자신이 당한 학교 폭력 피해 사실도 밝혔다.
그는 “학생 때는 학교가 사회의 전부잖냐. 그렇다면 이 세상을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학교나 그렇듯 거친 아이들이 있었고, 주먹으로 나를 퍽 쳤다. 폭력의 강도가 지나쳤다”고 말했다.
이어 “볼을 친다거나 머리를 때리는 일이 잦았다. 나를 괴롭히는 아이들과 함께 있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학교에서)자고 일어났는데 수업이 남아있으면 두근거렸다. 남은 시간 동안 또 무슨 일이 생길까? 남을 엄청 의식하고 틈이 보이면 바로 도망갔다”고 털어놨다.
오은영은 “학교폭력이 있는 교실은 지옥이다”라며 “가해자의 수가 몇 명 정도 되었던 것 같냐”고 물었다.
원슈타인은 “나를 전담했던 친구가 한 명 있었고, 그 외에도 나를 괴롭혔던 학생들은 너무 많았다. 거의 20∼30명이었다”면서 “괴롭히는 사람 자체가 있는 게 싫었는데, 가해자가 너무 많아서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항상 잠을 자려고 했다”고 충격적인 사실을 전했다.
그는 “자는 사람은 안 건드릴 줄 알았다. 처음에는 괜히 흔들며 깨웠는데, 하루는 아무 예고 없이 와서 놀랄 정도로 머리를 때리고 지나갔다”고 회상했다.
돈을 빼앗기기도 했다고. 원슈타인은 “돈을 주지 않았을 때 생길 일들이 머릿속에 그려졌다”면서 “나를 괴롭히는 애들이 많은데 얘까지 날 괴롭히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친한 친구에게 빌려주듯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가해자들이)교과서를 빌려갔다가 돌려주는 방식으로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교과서를 받으러 가면 눈앞에서 던져 주워 가게 만든 친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폭력의 기억은 이 뿐만이 아니다. 원슈타인은 “저와 친하게 지내다가 무서운 친구들과 어울리게 된 친구가 있다. 그 친구와 운동장에서 간단한 안부를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덩치 큰 친구가 와서 ‘너 왜 이런 애랑 말하고 있냐’며 그 친구를 데려갔다”는 씁쓸한 일화도 전했다.
이와 함께 원슈타인은 폭력적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습관이 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샀다. 그는 “화가 나면 벽을 주먹으로 쳐야 스트레스가 풀린다. 손을 부러뜨리겠다는 생각으로 벽을 친다. 크게 다쳐야 정신을 차린다”며 “분노를 못 이겨 소파를 주먹으로 내리쳐 깁스까지 했다. 병원도 가지 않아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오은영은 원슈타인이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 부끄러움으로 일종의 자해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학교 폭력은 밀폐된 교실 안에서 매일 반복되는 일로 한 사람의 자아상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살아갈 힘을 빼앗는다”며 “학교 폭력은 명백한 범죄 행위다. 매일 반복되는 괴롭힘은 신체뿐 아니라 피해자의 정신까지 무너뜨리는 일명,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이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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