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도 ‘성노예’ 표현 반대했나… ‘2015년 위안부 합의’ 정보공개 소송

2015년 ‘위안부 합의’에서 일본 정부가 ‘성노예’라는 표현을 반대해 한국 정부가 이를 받아들였다는 주장을 확인하기 위한 소송이 제기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제통상 전문가 송기호 변호사는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정보 비공개 처분 취소 소송을 전날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송 변호사는 2019년 일본 정부의 ‘외교청서’에 “성노예라는 표현은 사실에 반하므로 사용해선 안 된다. 이 점은 2015년 12월 위안부 합의 시 한국 측도 확인했다”고 기술된 점을 근거로 올해 6월 해당 문서를 공개하라고 청구했다.

기시다 후미오 당시 일본 외상도 2016년 1월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한국 정부로부터 “이 문제의 공식 명칭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뿐이다”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송 변호사는 소장에서 “(이런 발언이 사실이라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기본적 인간적 존엄성을 부인하는 데에 한국 정부가 2015년 위안부 협상에서 동조하였다는 것으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당시 정보 공개 요구에 대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 정한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외교부가 근거로 든 정보공개법 9조 1항은 ‘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송 변호사는 “2015년 위안부 합의 전반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일본이 스스로 외교청서에서 공개한 내용에 한정해 정보 공개를 청구함으로써 주장의 진위를 가리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