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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품고 역사를 간직한 지중해 연안 해변도시 [박윤정의 알로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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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8-27 10:00:00 수정 : 2023-08-23 20: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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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에즈
기원전 220년 전부터 역사가 시작
돌담길·작은 골목길 관광객에 인기
옛 성벽·성문·건축물도 매력 더해
폐허가 된 성에 조성된 에즈 정원
가파른 지형 덕에 해안 전망 일품

분주한 아침이다. 니스를 떠나기 전, 마르크 샤갈 국립 박물관(Musee National Marc Chagall)을 들르기로 했다. 오전 일찍 짐 정리를 마친 채 우버를 신청한다. 주차장에서 차를 출차하여 움직이기보다 우버를 이용하여 다녀오는 것이 훨씬 편할 듯하다. 걸어갈 수도 있지만 돌아오는 길에 더위에 지치고 싶지 않다.

에즈. 남부 지중해 연안 자연의 아름다움과 역사적인 매력이 넘치는 작은 마을이다. 기원전 220년 전부터 역사가 시작되었다. 에즈 정원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가 된 성에 조성된 정원이다.

박물관은 문화부 장관 지원으로 예술가의 생애 동안 만들어졌으며 1973년에 개관했다고 한다. 오픈 시간에 맞추어 일찍 도착한 거라 생각했는데 벌써 관람을 마친 사람이 있다. 정원을 지나 미술관으로 들어서려 하니 마주 나오는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가 흥분된 목소리로 “너무 아름답다. 최고다!”라는 찬사를 건넨다. 연륜 있는 그의 얼굴에서 전해지는 상기된 기쁨이 오히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건물 입구에서 간단한 가방검사를 한다. 작품을 담아갈 수도 없는데 혹시나 하는 테러위험일까? 웃음으로 가방을 열어 보여준다. 미술관으로 들어서니 샤갈이 그린 창세기, 출애굽기 및 아가서의 성경 메시지를 설명하는 큰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다양한 작품이 고요한 공간 안에 아름답게 전시되어 있다. 그의 특유한 색감과 선이 놀라운 시각적 효과를 나타낸다. 화려한 색채와 감각적인 형태가 시선을 머물게 한다. 어린 시절 기억과 동화적인 상상력이 뒤엉켜 새록새록 즐거운 감정이 돋아난다. 다른 방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연못이 내려다보이는 모자이크와 파란색 스테인드글라스가 보인다. 샤갈과 관련된 주제로 연계된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들여다보니 한국작가 작품이다. 일러스트를 전공한 한글 이름이 반갑기만 하다. 한참을 둘러보고 정원에서 잠시 시간을 보낸다. 초록이 가득한 샤갈 정원이 맑은 하늘과 파란 바다에 함께 니스 추억으로 자리 잡는다.

 

마르크 샤갈 국립 박물관. 박물관은 문화부 장관 지원으로 예술가의 생애 동안 만들어졌으며 1973년에 개관했다. 샤갈이 그린 창세기, 출애굽기 및 아가서의 성경 메시지를 설명하는 큰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아파트로 되돌아와 정리를 마치고 차에 짐을 싣는다. 점심 식사는 에즈(Eze)에서 할 생각이다. 30여분 달리면 남부 지중해 연안, 자연의 아름다움과 역사적인 매력이 넘치는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이 마을은 기원전 220년 전부터 역사가 시작되었으며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돌담길과 작은 골목길로 유명하다. 옛 성벽과 성문, 그리고 매력적인 건축물들이 남아있어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 찾아든다.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해변 도시인 에즈는 높은 곳에 위치하여 맑은 파란 하늘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바다 전망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더 유명하다.

 

구불구불 오르며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니체 산책로이다. 걸을 수 없어, 잠시 차를 세워 사진에 담는다. 다시 차에 올라 바다를 곁에 두고 달리니 마을 입구이다. 들어서자마자 붐비는 차들로 뒤엉켜 있다. 아침부터 서둘러 허기진 탓에 식당에 차를 주차하고 먼저 한숨 돌리기로 한다.

작은 식당이지만 와인리스트와 메뉴는 훌륭하다. 셰프 추천 점심 메뉴를 주문하고 에즈에서 관광을 시작한다. 와인 한잔의 여유를 함께 즐기며 점심 식사를 마치고 관광안내소에 들른다. 놀랍게도 한국어 안내문이 있어, 마을 지도와 함께 챙긴다.

에즈 정원(Jardin exotique d' Eze)이라는 식물원을 먼저 가기로 한다. 이 정원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가 된 성에 조성된 정원이라 한다. 바다 위 400m, 가파른 지형에 자리 잡고 있어 해안 전망으로 유명하다. 힘겹게 좁은 돌담길을 오른다. 관광객들이 골목길마다 붐비고 태양열로 데워진 돌담길은 열을 내뿜는다. 티켓을 구입하고 둘러본 정원은 감탄할 만하지 못했다. 오히려 정원을 품고 있는 해안 전망이 아름답다. 높은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지중해 푸른 파도가 인상적이다. 잠시. 정원에 자리한 벤치에 앉아 바람을 맞으며 절경을 감상한다. 세상과 멀어진 듯한 평온한 순간이다. 에즈는 역사와 문화 보물이 가득하다. 에즈 성(Eze Castle)은 중세 건축 양식을 볼 수 있고 고대 성벽 따라 마을 안 곳곳에서 예술가들 작품과 공예품을 만날 수 있는 작은 가게들이 있다. 돌담길과 골목길을 느긋하게 걸으며 시간을 거슬러 본다.

향수공장. 현대적인 시설과 전문 실험실을 갖춘 향수, 비누, 화장품 공장이다. 매장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향수병과 향수 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에즈. 작은 식당이지만 와인리스트와 메뉴는 훌륭하다. 에즈는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돌담길과 작은 골목길로 유명하다. 옛 성벽과 성문, 매력적인 건축물들이 남아있다.

정원에서 내려와 코끝을 간질이는 향에 이끌려 숍에 들어선다. 화사한 원피스를 골라 쇼핑백에 담아들고 계단을 따라 공장으로 향한다. 향수공장(Parfumerie Fragonard)이다. 현대적인 시설과 전문 실험실을 갖춘 향수, 비누와 화장품 공장이다. 가이드 투어를 예약하지 않아 실험실과 제조 과정을 볼 수 없었지만 조향사가 생산한 약 3000개의 다양한 향수와 제품을 둘러본다. 매장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향수병과 향수 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다양한 향기로 에즈를 기억하며 감각을 일깨운다.


박윤정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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