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차피 우승은 대한항공인걸까. 2020~2021시즌부터 2022~2023시즌까지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모조리 집어삼키는 통합우승 3연패를 달성한 대한항공이 주축 선수들의 부상 속에서도 순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5일 천안 원정에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거두며 승점 25(8승3패)를 쌓으며 남자부 선두로 올라섰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토종 에이스인 정지석이 허리부상으로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선두권 싸움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현역 최고의 세터로 꼽히는 한선수(38)의 노련한 경기 운영와 조율 아래 두터운 선수층이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3년차 아웃사이드 히터 정한용(22)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지난 시즌만 해도 정지석(28)과 곽승석(35)의 뒤를 받치는 백업 멤버였던 정한용은 정지석의 부재 속에 대한항공의 새로운 토종 에이스로 떠올랐다. 정한용은 25일 기준 177점을 올리며 득점 부문 7위에 올라있다. 토종 선수 중엔 단연 1위다. 여기에 공격 종합도 55.95%에 전체 1위에 올라있다. 한선수가 속공과 엮어 정한용에게 올려주는 중앙 후위공격은 대한항공의 새로운 필승 공격 루트로 자리잡았다. 정한용은 후위 공격 부문에서도 71.93%의 성공률로 1위에 올라있다.
정한용의 가치가 더욱 상종가인 것은 수비도 좋아 공수겸장의 아웃사이드 히터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리시브 효율도 40.74%로 데뷔 후 처음 40%를 넘어서고 있고, 리시브와 디그를 합친 수비 부문에서도 세트당 3.951개로 7위에 올라있다.
백업 아포짓 스파이커인 임동혁(25)의 존재도 든든하다. 주전 아포짓인 링컨 윌리엄스(호주)가 컨디션 난조로 지난 2일 한국전력전부터 18일 한국전력전까지 5경기 연속 스타팅 멤버에서 빠졌다. 그러나 임동혁이 그 5경기 동안 선발 출전해 81점으로, 경기당 평균 16.2점을 올려주며 주포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링컨은 지난 22일 OK금융그룹전부터 다시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고, 공격리듬을 되찾아 OK금융그룹전에서 17점, 25일 현대캐피탈전에서 18점, 공격 성공률 66.67%로 맹활약해줬다. 너무나도 이상적인 상황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후 주장인 한선수는 “이제 목표는 전무후무한 통합우승 4연패”라고 밝힌 바 있다. 과거 챔피언결정전 8연패라는 빛나는 업적을 달성했던 삼성화재도 정규리그 1위까지 포함한 통합우승은 3연패에 그친 바 있다. 시즌 초반이라 섣부르지만, 지금 이대로만 간다면 대한항공의 통합우승 4연패는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