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은 24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하에서 비례대표 의석에 상한선(캡)을 두는 방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25일 의원총회를 열어 선거제를 논의할 예정인 민주당에 공개적으로 타협안을 제시한 것이다.
정의당 김준우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원칙 있는 타협’이라는 의미에서 거대 양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진에서 협의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캡조항을 복원하는 방안을 수용한다”고 말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선 준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하며 한시적으로 비례대표 의석 47석 중 30석에 준연동형을 적용한 바 있다. 당시엔 준연동형 의석 비율이 높아 위성정당이 난립하는 문제가 생겼다. ‘준연동형 캡’을 더 작게 씌우고 병립형 의석 비율을 늘리면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 요인이 줄어든다.
김 위원장은 “적어도 위성정당 있는 준연동형 보다는 위성정당 없는 캡조항이 있는 준연동형이 비례성 증진이라는 원칙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며 “물론 이러한 합의는 두 거대 양당이 적절한 캡을 다시 만드는 대신에, 위성정당을 창당하지 않겠다는 정치적 선언을 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의당에서 캡 부활까지 수용하려는 것은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재창당하는 것을 막고, 적어도 병립형으로의 퇴행을 막고자 하는 고육지책”이라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이상의 비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구축하자는 정치개혁연대가 필요하며 그 최소한의 시작은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퇴행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정의당도 22대 국회에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만을 고집하지 않겠다”며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발의했던 스웨덴식 중대선거구제도, 아일랜드에서 실시하는 단기이양식 중선거구제도, 프랑스에서 실시하는 소선거구 결선투표제도 등 다양한 안을 놓고 새로운 토론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민주당 임혁백 공천관위원장이 언급한 ‘소수정당 배분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분명한 퇴행이며, 민의를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단순 퇴행이 아니라 촛불 이전보다 더 비례성이 낮은 제도”라며 “민주당에서는 더 이상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재론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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