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개막해 5개월여를 달려온 프로배구 2023~2024 V리그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남자부 정규리그 우승의 향방이 사실상 결정될 ‘승점 6점 짜리’ 한판 승부가 6일 펼쳐진다.
남자부 선두 대한항공(승점 67, 22승11패)과 2위 우리카드(승점 63, 21승11패)는 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시즌 6라운드 맞대결을 벌인다. 두 팀의 승점 차는 4로, 대한항공이 승리를 거둔다면 역전 없이 정규리그 4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 경기 덜치른 우리카드가 6일 맞대결에서 승점 3 혹은 2를 따내며 대한항공과의 승점 차를 줄인다면 다음 경기 결과에 따라 선두 탈환도 가능하다.
최근 경기력만 놓고 보면 대한항공의 우세가 점쳐진다. 시즌 초반부터 주축 선수들 줄부상으로 신음했던 대한항공은 5라운드부터 완전체 전력을 구축하며 8연승을 질주 중이다. 현역 최고의 세터들인 한선수, 유광우가 공격진을 진두지휘하는 가운데, 허리부상으로 2라운드까지 코트를 밟지 못했던 토종 에이스 정지석이 최근 제 기량을 온전히 되찾았다. 여기에 3년차 미들 블로커 김민재도 발목 부상을 털고 김규민과 함께 코트 가운데를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 외국인 선수의 부재 속에 국내 최고의 아포짓 스파이커로 성장한 임동혁에 대체 외국인 선수 무라드 칸(파키스탄)이 지키는 오른쪽 측면의 파괴력도 빼어나다. 어디 하나 약점이 없는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4연패와 챔프전 4연패를 일궈내겠다는 심산이다.
반면 우리카드는 지난달 9일 외국인 선수 마테이 콕(슬로베니아)이 훈련 중 발목이 돌아가 인대파열의 큰 부상을 입어 시즌 아웃됐다. 그때만 해도 선두를 지키고 있던 우리카드는 마테이의 공백 속에 순위표 맨 윗자리를 대한항공에게 내줘야 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했던가. 고교 졸업 2년차 세터 한태준의 조율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최근 우리카드는 다양한 공격수들을 두루 활용하며 마테이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과거 OK금융그룹의 챔프전 2연패를 이끌었지만, 수비에서의 약점으로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었던 송명근이 약해진 팀 공격력을 올려주고 있다. 여기에 일본 리그에선 주로 아포짓으로 뛰었지만, V리그에선 미들 블로커로 기용됐던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 오타케 잇세이(일본)도 마테이 부상 이후 주 포지션인 오른쪽에서 뛰면서 주포 노릇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여기에 마테이 대신 영입한 아르템 수쉬코(러시아)도 공수에서 활약이 나쁘지 않다.
신영철 감독은 지난 2일 한국전력전에서 기존의 토종 에이스 김지한을 벤치에 둔 채 세 선수를 좌우에 포진시켜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대한항공을 만나 김지한까지 활용해 화력을 더 키운다면 충분히 승산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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