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출국금지된 이종섭 주호주 대사 내정자가 외교관 여권을 발급받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관례에 따라 인사 발령이 나면 신임 공관장이 외교관 여권을 신청하게 돼 있고 그에 따라 외교관 여권을 발급한다”며 “여권법상 외교관 여권 발급에 대한 행정 제재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권법은 장기 2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로 기소된 사람,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로 기소중지 또는 수사 중지되거나 체포영장·구속영장이 발부된 사람 중 국외에 있는 사람에게 여권 발급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 당국자는 ‘출국금지된 상황에서 외국 대사로 파견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는 “유관 기관(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과 당사자 간 문제이므로 별도로 말씀드릴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종섭 대사에 대한 출국 금지 조치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수사상의 비밀”이라며 “외교부 차원에서 별도로 말씀드릴 사항이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 내정자는 지난해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과 관련해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서 경찰에 이첩된 해병대 수사단 수사 기록을 회수하도록 지시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됐다.
대통령실은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을 몰랐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출국금지든 뭐든 간에 공수처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일절 알 수 있는 바가 없다”며 “출국금지는 본인조차도 대부분 경우 출국하려고 공항에 갔다가 알게 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본인에게도 고지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관련된 후속 조치들은 공수처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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