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가 17일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 후보는 오는 18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할 계획이다.
양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후보자대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후보직 사퇴 의사를 묻는 질문에 “사퇴 여부 또한 당원들의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전 당원에게 양문석이 이대로 가야 하는지, 멈춰야 하는지 (묻는) 전 당원 투표를 당이 결정해준다면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비하 발언 논란에 대해선 “노 전 대통령 유가족과 지지자들에게 사과 드린다”며 “시민사회 단체 활동가 시절 한미 FTA, 이라크 파병, 대연정, 새만금 문제 등에 대한 분노가 감정 조절 없이 터져나온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년 동안 양문석의 정치는 조금씩 진화한다는 부분에서 변화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기대를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며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든 노무현과 관련된 글이 유가족과 지지자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부분에 대해선 다시 한번 깊게 사죄 드린다”고 했다.
그는 "손흥민의 축구가 진보하듯이 양문석의 정치도 진보하고 있다는 고민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 논란에 대해선 18일 봉하마을을 직접 찾아가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서울 칼럼니스트이자 시민활동가로서의 글쓰기와 정말 어려운 경남 지역 구도 속에서 정치를 하는 것은 완전히 달랐다. 생각과 현실은 차이가 많았다"며 "공천장을 받은 이 순간 이후부터 제 행보를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양 후보는 지난 2008년 언론연대 사무총장 시절 뉴스 매체 ‘미디어스’에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FTA를 밀어붙인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는 내용의 칼럼을 기고한 바 있다.
양 후보는 이날 오전 총선후보자대회에서 경기 안산갑 후보장을 받았다.
이재명 대표는 행사 직후 양 후보 조치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을 받았지만 이에 답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해찬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이 양 후보 공천에 대해 흔들려선 안 된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는데 같은 입장이냐’고 묻는 질문엔 “4월 10일은 우리 국민들이 지난 2년 간의 윤석열 정권 실정에 대해 심판하는 날이다”라며 “모든 기준은, 모든 판단은 거기에 맞춰서 해야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 역시 후보자 대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양 후보자에 대해 "그대로 가야 한다"며 말했다.
앞서 양 후보 재검증을 요구했던 김부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일단 두고보자”며 말을 아꼈다. 김 위원장은 “재검증을 요청했으니 당이 어떻게 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총선후보자대회에 앞서 양 후보를 따로 만난 자리에서 “스스로 결단 해달라”며 자진 사퇴를 시사하는 듯한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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