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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 국방부 법무관리관 공수처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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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26 12:17:38 수정 : 2024-04-26 12: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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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첫 피의자 조사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과정에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6일 핵심 피의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소환했다. 이 사건 관련 사실상 첫 피의자 조사다.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이날 오전 유 관리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측이 지난해 8월 유 관리관과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을 공수처에 고발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지난달 7일 4시간가량 불러 조사한 것을 제외하면 첫 피의자 조사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26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오전 9시 36분 공수처가 있는 과천정부청사에 변호인과 함께 출석한 유 관리관은 “오늘 성실히 답변드릴 것이고, 조사기관에서 충분히 밝힐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관비서관과 어떤 내용을 통화했는지, 이 비서관이 먼저 전화를 건 것인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조사기관에서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유 관리관은 지난해 7∼8월 채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 전 단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혐의자와 혐의 내용, 죄명을 (조사보고서에서) 빼라’며 외압을 행사한 의혹을 받는다. 같은 해 8월2일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채상병 사건 수사 자료를 국방부 검찰단이 압수영장 없이 위법하게 회수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도 있다.

 

유 관리관은 회수 당일 오후 1시 50분쯤 경북경찰청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 기록 회수를 협의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장관이 사건 기록 회수 사실을 사후에 보고받았다고 밝히면서 유 관리관이 대통령실 등 윗선의 지시를 받고 움직인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공수처는 유 관리관이 회수 당일 오후 늦게 이시원 비서관과 통화한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방부는 유 관리관이 부당한 수사 외압을 행사한 바 없고, 사건 자료는 박 전 단장이 이첩 보류 명령을 어긴 ‘항명 사건’에 대한 증거자료로서 적법하게 회수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공수처는 이날 유 관리관을 상대로 박 전 단장에게 부당하게 외압을 행사했는지,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 자료 회수에 관여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1월 국방부 및 해병대 관계자들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유 관리관과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박진희 전 국방장관 군사보좌관,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 등이 포함됐다. 공수처는 이 전 장관이 출석했을 때 제출한 휴대전화을 비롯한 압수물에 대한 포렌식 절차를 마친 상태다. 공수처가 이날 조사 결과와 압수물 분석을 토대로 핵심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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