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당선인에게는 ‘위험한 정치인’ 표현도…탈당 고민 당원에게는 “노여움 풀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 하남갑 당선인을 ‘위험한 정치인’으로 표현하고 독립운동가 후손인 우원식 의원의 국회의장 후보 선출에 표 던졌다는 민주당 초선을 겨냥, ‘다음 선거에서 못 나오게 해야 한다’는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의 비난이 쏟아진다.
이강일 민주당 청주 상당 당선인은 23일 ‘오마이뉴스’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커밍아웃을 해야겠다고 느낀 건 (국회의장 후보 선출이) 양심에 따른 결정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우원식 찍었다’던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같은 당 김성환 의원이 화제인 상황에서 ‘초선’으로는 처음으로 이같이 밝혀 더욱 눈길이 쏠린다.
이 당선인은 “앞으로 같은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상당한 용기를 낸 것이기도 하다”며 “스스로 떳떳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오마이뉴스에 말했다. 이어 “이번 일로 분노한 당원분들께 이해와 용서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원들이 앞으로 올바른 집단 지성으로 옳은 방향의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가 의전서열 2위 국회의장에게는 ‘안정적인 면’이 필요하다고 이 당선인은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배신이나 해당 행위, 개인의 영달이나 정치적 욕심으로 누군가를 공격하고 동지에게 아픔을 준 이력이 있는 정치인이 결정 권한을 가진 자리에 오르면 굉장히 어려운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봤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창당 비판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주도 등 추 당선인의 이력이 자신에게 ‘위험한 정치인’의 트라우마를 남겼다면서다.
반면에 우 의원은 독립운동가의 후손이고 ‘을(乙)’의 현장에서 을의 손을 가장 많이 잡아준 인물이라고 이 당선인은 대조했다. 당내 ‘을지로위원회(을 지키기 민생실천위원회의)’를 오랜 기간 이끌며 현장을 누볐던 일을 끌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의장 후보로 우 의원이 선출된 후 2만명 가량 탈당 행렬에 이 대표는 지난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경남 봉하마을로 향하던 중, 유튜브 생방송을 켜고 “포기하면 끝”이라며 “우리가 당원으로 참여하고 활동하는 이유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냈다. ‘그 위대한 열망을 왜 포기하나’ 등 발언에 이 대표가 당원들의 마음을 달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이 당선인도 ‘탈당을 고민하는 당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라는 오마이뉴스 질문에 “여러분들의 의견은 충분히 반영되고 있다”며 “조금 덜 반영되는 부분은 제도적으로 좀 더 완비를 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노여움을 풀어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추미애 당선인이 정말 위험한 정치인이냐’는 이 당선인을 향한 비판이 제기된다.
한 누리꾼은 24일 “당원 권한을 늘리려는 이재명 대표에게 커밍아웃 운운하는 초선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심히 우려스럽다”며 “4년간 그의 행보가 추미애 발톱의 때만큼이라도 따르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외에도 ‘당신은 더 이상 당원들에게 표를 구걸하지 말라’거나 ‘하나하나 기억했다가 다음 선거에는 못 나오게 해야 한다’, ‘처음이자 마지막 배지로 생각하라’ 등 반응이 이어졌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