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부부 만찬 자리에서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권을 재창출하려면 ‘대동단결’ 해야 한다며 단합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 말씀이 큰 도움이 된다. 다시 뵙고 말씀을 자세히 듣고 싶다”고 화답했다고 대통령실 정혜전 대변인이 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 부부와 이 전 대통령 부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부부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 관저에서 저녁 6시30분부터 약 3시간 동안 만찬을 했다.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이 공식 만남을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최근 정치 현안에 관해 이야기를 하며 윤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 ‘단결’을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국회의 극단적인 여야 구도 속에 국민의힘은 야당이나 마찬가지”라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정이 하나가 돼 똘똘 뭉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난관을 헤쳐 나가는 길은 대동단결일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미국, 일본, 중국과 300억달러 통화스와프를 체결, 위기를 극복한 기억을 말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이 전 대통령께서 소상하게 말씀하신 부분이 큰 도움이 된다”며 “다음에 다시 날을 잡아 상세하게 듣고 싶다”고 답했다.
3시간여 진행된 만찬은 윤석열정부와 이명박정부 두 정부 동안 진행된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거둔 성적, 한·아랍에미리트(UAE) 관계 등이 거론되며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고 박 전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 재임 기간 2008 베이징·2012 런던올림픽 때 역대 최다 13개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이번에도 공교롭게 13개 역대 최다 금메달을 딴 공통점이 있다”며 “파리 올림픽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둔 태극전사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러한 젊은 세대가 미래에 짊어질 부담을 덜기 위해 기성세대들이 더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5월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 방한 당시, 윤 대통령이 모하메드 대통령에게 “한-UAE 관계가 이렇게 좋은 것은 이명박 前 대통령께서 초석을 놓았기 때문”이라고 말하자, 모하메드 대통령이 “맞다”고 크게 공감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에 2009년 12월 UAE 바라카 원전 건설 수주 당시 수출경험도 없고 열세였던 한국이 역전한 기억을 회고했다. 또 한국과 UAE 관계가 지난 정부때 위기에 놓였던 상황과 윤석열정부가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 역시 지켜봤다고 말했다. 또 “이번 (윤석열 정부의) 24조원 체코 원전 수주는 엄청난 쾌거”라고 추켜 세웠다. 윤 대통령은 “이 前 대통령께서 UAE 바라카 원전 건설을 수주한 것이 토대가 돼 이번 체코 원전 건설 사업에서 우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낸 것”이라고 화답하며 무너진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만찬은 이 전 대통령이 좋아하는 한우갈비구이, 갓 지은 솥밥, 소고기된장찌개로 구성됐다. 반찬으로는 굴비구이, 잡채, 해물전, 호박전과 전채 요리로는 대하, 전복 잣즙냉채, 단호박죽, 디저트는 과일이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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