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다시 회동하기로 했다.
지난 10∙16 재보궐 선거에서 각자 텃밭 사수에 성공하며 입지를 굳힌 두 대표가 함께 민생 챙기기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21일 회동을 앞두고 여권에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한∙이 대표가 화답의 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을 놓고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인지 면담인지 회동이 있다고 한다”며 “요식 행위로 끝내지 말고 전향적이고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윤∙한 회동의 핵심 의제가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소인 만큼 윤 대통령으로부터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전향적 변화를 이끌어내란 메시지로 풀이됐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김 여사 특검법을 밀어붙이며 윤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을 잘 설득해 국정 기조 전환을 끌어내기를 기대한다”며 “좋은 성과를 내시고, 기회가 되면 야당 대표와도 한번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회동 제안에 대해 “지난번 양당 대표가 회담을 하면서 정기적으로 정하진 않았지만 필요하면 만나서 대화하기로 한 차원의 대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표들 사이에 직접 소통도 간혹 오가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날 ‘윤∙한 면담을 앞두고 양당 대표가 소통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간헐적으로 서로 안부도 주고받고 한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 대표의 발언 이후 3시간 만에 ‘회담에 흔쾌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과의 면담을 몇 시간 앞둔 시점이었다.
한 대표 측 박정하 비서실장은 언론 공지를 내고 “이 대표가 한 대표에게 회담을 제의했고, 한 대표도 민생 정치를 위해 흔쾌히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당 대표는 지난 대표 회담에서 추후 또 만나자는 약속을 한 바 있다”며 “구체적 일정은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이 대표는 지난달 1일 첫 양자 회담을 갖고 민생 공통 공약 추진 기구 등에 합의한 바 있다.
검찰 재직 시절 운명공동체로 지냈던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정치 입문 이후 김 여사 문제를 놓고 냉랭해진 가운데, 오히려 야당 대표와 친밀함을 내보인 대목이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직접 소통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줄곧 ‘독대’를 요청했던 한 대표 제안과 달리, 이날 두 사람의 면담에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배석한 것을 놓고도 “단 둘이 만나면 감정이 격해져 오히려 대화가 안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친윤(친윤석열)계인 국민의힘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최근 라디오인터뷰에서 “야당도 안 꺼내는 김 여사 문제를 제일 아프게 꺼내는 사람이 한 대표”라며 “한 대표는 지금 이재명 대표의 ‘최애 정치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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