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이 14일로 예정된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이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국민의힘 지도부의 총사퇴를 요구하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홍 시장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한동훈과 레밍들의 배신으로 내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지도부를 총사퇴시키고, 배신자들은 비례대표를 제외하고 모두 제명 처리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언제 또 배신할지 모르는 철부지 반군 레밍들과 함께 정치를 계속할 수 있겠느냐"며 "90명만 단합하면 탄핵 정국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이 언급한 '레밍'은 집단 행동을 특징으로 하는 설치류로, 국민의힘 내 친한동훈계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국민의힘 의석수가 108석임을 고려할 때, 홍 시장은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18석을 제외하고 나머지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단결을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는 지난 11일에도 SNS를 통해 "90석만 확보해도 대선을 치르고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 껍데기는 털어내고 알곡끼리만 뭉치자"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이재명에 가담하는 레밍들은 반드시 제명하고 출당시켜야 한다"며 당 내부의 정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삼성가노(三姓家奴)들의 행태가 역겹기 그지없다. 한동훈과 레밍들은 동반 탈당하라"며 "어차피 탄핵되면 한동훈도 퇴출되고, 레밍들은 갈 곳이 없을 것"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삼성가노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 여포가 여러 명의 주인을 섬긴 것을 빗댄 표현으로, 홍 시장이 특정 정치 세력의 기회주의적 행태를 지적하며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민의힘 내 일부 계파를 향한 비난으로 해석된다.
한편,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와 이를 둘러싼 국민의힘 내분이 향후 정치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이같은 강경 발언은 당내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당내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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