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에서 수십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집회가 열렸지만,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는 경찰 비공식 추산 최대 20만8천명이,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는 최대 4만1천명이 모였다.
경찰과 소방은 이날 현행범으로 체포돼 연행되거나, 한랭 질환 등으로 병원에 이송된 시민은 없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여의도와 광화문 모두 평화적으로 집회가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의도 집회의 경우 '선결제' 문화가 자리 잡으며 커피 등 따뜻한 음료가 수시로 공급됐고, 핫팩 같은 방한용품도 무료로 나눠주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연합뉴스와 만난 한모(27)씨는 "집회에 참석했을 뿐인데 많은 사람으로부터 핫팩, 등산용 방석, 마스크, 에너지바 등 다양한 용품을 받았다"며 "걸음을 옮길 때마다 물품을 받아 주머니가 가득 찼다"고 말했다.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에서도 참가자들은 각자 보온병에 따뜻한 음료를 담아 오거나 간식을 챙겨와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모습을 보였고, 탄핵안 가결 이후에도 차분한 모습으로 자리를 떴다.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주부 A(57)씨는 덤덤한 표정으로 "이런 결과를 예상했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도 광화문 집회에 계속 나와 대통령을 지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수·진보 진영과 관계없이 시민들 사이에서 평화로운 방식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이 선진국 중에서도 정치적 양극화와 갈등이 심한 나라"라며 "하지만 여러 번의 정부 교체와 탄핵을 경험하며 평화적인 방식으로 의사를 표출해야 한다는 게임의 법칙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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